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당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에서 마주 보며 웃고 있다. 뉴시스 |
국민의힘이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에게 4·10 총선 험지 출마를 요청했다. 김기현 전 대표는 험지 차출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2일 채널A 인터뷰에서 인 전 위원장에 대해 “저희 당에서 큰 역할을 해주셨고 상징성이 있다”며 “어려운 곳에 출마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 전 위원장의 근무지(신촌 세브란스병원)가 있는 서울 서대문갑 배치 가능성 등이 당내에서 거론된다.
하지만 인 전 위원장은 본보 통화에서 “잘 모르는 얘기”라며 “나는 지역구는 출마 안 한다고 이미 밝혔다”고 거리를 뒀다. 단, 비례대표 출마나 입각 가능성을 묻자 즉답하지 않았다.
김기현, 한동훈 비대위 길 터준 공 인정받은 듯
지난해 12월 당대표 사퇴 후 현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에서 5선 도전에 나선 김 전 대표는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험지 출마 요청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공관위는 앞서 서병수(5선), 김태호·조해진(3선) 의원 등에게 부산·울산·경남(PK) 내 험지 출마를 공개 요청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날 출근길 언론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는 혁신위와 비대위가 오는 과정에서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기여를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지금 이 틀이 짜여서 우리 당이 치고 올라가는 데 불출마 이상으로 기여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김 전 대표 차출 제외 전망에 힘을 실었다.
김 전 대표는 정작 요구받았던 불출마나 험지 출마 대신 당대표직을 던지면서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결과적으로 김기현 지도부에 비해 인기가 높은 한동훈 비대위 출범을 가능하게 했다는 논리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