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집단행동 조짐에 "명분없다" 자제 당부
[성남=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 주제로 열린 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01. |
대통령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집단 행동 조짐에 "명분이 없다"며 거듭 자제를 호소했다. 특히 "정부 생각은 2000명(의대 정원확대 규모)을 지금부터 늘려나가도 부족하다"고 밝혀 의대 정원 '숫자'를 놓고 타협할 가능성도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2일 오후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설 연휴 이후 본격화될 의사들의 집단 반발 가능성에 "의대 정원과 관련해서는 오래 전부터 논의가 있었지만 우리가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책 실행의 타이밍을 여러 가지 이유로 번번이 놓쳤다.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앞선 정부에서 손 놓고 있는 사이에 의사 부족 문제가 심각해졌고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생명권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늦출 수 없는 과제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응급실 뺑뺑이'나 '소아과 오픈런'은 애 가진 사람은 누구나 경험하는 당면한 문제"라며 "또 얼마 전에 우리나라 최대 대학 병원에서 간호사가 뇌수술을 받지 못해 전원된 병원에서 결국 사망했다. 이것을 계기로 필수의료 분야의 심각성에 많은 분들이 인식하게 됐다. 누구에게나 언제나 (의사 부족으로 인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들도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지난 40년 동안 변호사는 10배 늘었으나 의사 수는 3배 늘었다. 소득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전문직역 숫자가 증가하게 마련인데 의사 수는 필요한 만큼 늘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늘기는커녕 의약분업으로 2006년부터 정원이 350명 줄었던 점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18년 동안 그대로 놔둬도 6500명 늘어날 정원이 오히려 줄었다"며 "이런 부분들에 대해 도저히 우리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 2000명이 한꺼번에 늘리면 많은 게 아니냐 생각하지만 지금 우리 정부 생각은 2000명을 지금부터 늘려나가도 부족하다는 게 우리 의료 현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분명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사들과 최대한 대화하면서 설득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정부가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의학 대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경기도의사회가 수요 반차 휴진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7일 경기 수원시의 한 의원에 오후 휴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정부는 지난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의대정원을 2025학년도 입시부터 2000명씩 늘려 2035년까지 1만명 확충하기로 결정했다. 2024.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대통령실은 파업 등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설 연휴 직전인 8일 브리핑을 열고 정책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호소에 나섰다. 당시 성 실장은 "필수의료 분야의 일상화된 과도한 근로 시간과 번아웃은 의사 부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안정적 진료와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서도 충분한 의사 인력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무너져가는 의료 체계를 바로잡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호소와 당부를 계속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다면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국민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는 단호하게 맞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이미 7일 수련 병원들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이며 의사들이 물리력을 동원할 경우 업무개시명령이나 의사 면허 취소 조치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검토해놓은 상태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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