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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 “국민밉상 유승민”…유승민의 등장에 흔들리는 대구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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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설 이후 지역구별 면접에 돌입하면서 치열한 공천 경쟁의 막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몸값을 키우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의 등장에 긴장하는 대구 지역구가 있다. 바로 유 전 의원에게 17대부터 20대까지 4선을 안겨준 대구 동구을이다. 대표적인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현역 강대식 의원에서부터 유 전 의원과 대척점에 서 있던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에 이르기까지 두 인사가 치열한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유승민이란 이름은 이들의 승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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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 연합뉴스


◆중도층 표심에 몸값 오른 유승민…당의 선택은?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유승민 전 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개혁신당 합류에 선을 그으면서 당 잔류를 선택했다. 유 전 의원은 앞서 “당을 지키겠다. 공천 신청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24년 전, 처음으로 야당이 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이 당에 젊음을 바쳤고, 이 당이 옳은 길을 가길 항상 원했으며, 처음이나 지금이나 이 당에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당은 즉각 반응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은 유 전 의원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당에 잔류해주신 결단엔 경의를 표한다”며 “본인 의사라든가 당 지도부와 협의를 거쳐 앞으로 역할이 주어지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또 유 전 의원의 전략공천 가능성에 “아직까지 검토한 바 없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 역할이 주어지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일각에선 수도권에서 인기가 높은 유 전 의원의 합류와 총선 지원 등을 기대하는 기류와 윤석열 대통령과 사사건건 부딪치며 용산의 ‘역린’으로 평가받아 온 유 전 의원의 합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나뉘고 있다. 그는 공천 신청에는 선을 그었지만 이번 총선과 관련해 불출마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다. 이에 당 내부에선 유 전 의원의 수도권 차출설 등이 떠오르고 있다. 다만 여전히 배신자 프레임이 강한 대구에서의 총선 도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의 정치적 근거지라 할 수 있는 대구 동구을의 경우 이미 유승민계로 평가받는 현역 강대식 의원에서부터 비례대표로서 지역구 재선에 도전한 조명희 의원, 유 전 의원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 등 총 8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유 전 의원이 무소속을 비롯해 전략공천 등으로 대구 동구을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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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식 의원. 강대식 의원실 제공


◆유승민 등장…친유승민계 현역에게 유리?

유 전 의원의 등장은 각 후보들에게 유불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친유승민계로 분류되어온 강 의원의 경우 유 전 의원의 전면 등장은 당 공천과정에선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유 전 의원의 캠프에서 대외협력본부장을 맡는 등 대표적인 유승민계 인사로 분류됐다.

강 의원의 경우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그는 영남일보와 TBC가 공동으로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3~14일 양일간 만 18세 이상 대구 동구을 주민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국회의원 후보 적합도에서 21%로 1위를 수성했다(2024년 1월13~14일, 대구 동구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성인 남녀 502명, ARS, 응답률 4.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지난 16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공천기준을 적용하면, 2012년 발생한 음주 운전 사고의 경우 10년 이상이 지나 부적격에 해당하지 않는다. 여기에 대구의 경우 경선 반영 비율이 당원 50%, 일반 국민 50%로 적용돼 현재 당권을 장악한 강 의원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윤 대통령과 사사건건 부딪친 유 전 의원 측의 인사로 분류됐다는 점은 향후 강 의원의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용산 대통령실과 선을 그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도권과 중도층 유권자들의 민심을 잡기 위해 유 전 의원을 끌어안는 그림이 그려진다면 유승민계라는 그의 단점은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구 동구 유권자들에게 유 전 의원의 배신자 이미지가 강해 일반여론 조사에선 그와의 친분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강 의원의 경우 경선 과정에선 이미 확보한 지역 당심보단 일반 여론에 집중하는 선거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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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재만 예비후보 사무실 제공


◆유승민과 대척점 이재만 “국민밉상은 유승민”

유 전 의원의 등장과 함께 조명을 받는 또 다른 인사가 있다. 바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이다. 그는 지금까지 대구 동구청장 후보 공천심사부터 대구시장 후보 경선, 20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유 전 의원과 대척점에 서 있었다. 특히 지역에선 유 전 의원과 이 전 구청장을 대표적인 악연으로 표현한다.

이 전 구청장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공직선거법 위반 이력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민의힘이 발표한 1차 컷오프에서 살아남으면서 현역인 강 의원과 이 전 구청장이 경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전 구청장의 경우 공선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았지만, 정치자금법 등 뇌물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공관위의 결정이 유보된 상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강 의원과 표본오차 내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여론조사에서 강 의원과 오차범위 내인 14%로 뒤를 이으면서 선거운동 한달여 만에 2위를 기록했다.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이 전 구청장은 최근 반유승민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유 전 의원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통해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현역 강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현역 의원에 대한 반감표를 끌어안는다는 전략이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 9일 ‘국민 밉상 유승민은 갈라치기 술수를 멈춰라’는 글을 통해 “(유 전 의원은)스스로가 국민 밉상이 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 유체이탈 화법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국민 밉상이라고 설명했다”며 “유 전 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문제가 정치공작에서 시작됐다는 점은 쏙 빼고 오로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공격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이 지난 5일 MBC 100분 토론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저렇게 국민 밉상이 돼 있는데 어떻게 같이 가느냐. 김건희 특검법과 명품백 문제를 깨끗하게 해소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전 구청장은 이어 “유 전 의원이 우리 국민의힘 당원들과 국민 앞에 당당하다면 당의 위기를 이용한 추악한 비난을 멈추고, 당당히 대구 동구을로 나와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보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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