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연합뉴스 언론사 이미지

'엄마들' 마영신 "韓독립만화, 제 세대서 끝날듯…작가 키워야"

연합뉴스 김경윤
원문보기
佛앙굴렘·기메 문학상 후보 올라 주목…"50대 이야기, 20대보다 훨씬 재밌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국내보다 해외 평단에서 더 인정받는 한국 만화가 있다.

50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만화 '엄마들'은 최근 몇 년 새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 시상식 후보 명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품이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작업실에서 '엄마들'을 만든 마영신(42) 작가를 만났다.

지금까지도 잉크 펜으로 만화를 직접 그리고, 이를 스캔한 뒤 포토샵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마 작가의 작업실 책상은 고무지우개와 펜, 작업물을 담은 파일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영신 작가 이미지[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영신 작가 이미지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 작가는 이야기 그 자체를 사랑하는 스토리텔러다.

취재 방식부터 독특하다. 생생한 이야기를 수집하기 위해 마 작가는 주변 사람들에게 원고료를 준 뒤 자유롭게 글을 써오도록 한다.


그렇게 모은 이야기와 문장들을 머릿속에서 일정 기간 숙성하고, 작품으로 만든다고 마 작가는 설명했다.

매체도 가리지 않는다. 만화를 꾸준히 그리고 있지만, 최근에는 단편 독립영화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2015년 만화잡지 '보고'를 통해 선보인 '엄마들' 역시 아들인 마 작가가 어머니에게 노트를 주고 자신과 친구들에 대해 써달라고 부탁한 뒤 빚어낸 이야기다.


그는 "그동안 사람들을 관찰해서 이야기의 불씨를 얻고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엄마를 바라보니 여기에 '이야기 덩어리'가 있더라"며 "20대의 이야기는 '결혼하느냐 마느냐' 정도인데 50대는 죽음, 이혼, 자식 등 다룰 것이 얼마나 많으냐"라고 했다.

허구가 섞였다고는 하지만 이 만화에는 50대 여성의 연애, 우정, 사적인 대화, 청소노동자로서의 일 등이 가감 없이 묘사돼 있다.

마 작가는 "책이라고는 성경밖에 안 보던 엄마가 이 책은 한 번에 완독을 해버렸다"고 떠올렸다.


자신의 이야기에 기반해 만화가 나오고,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현상을 어머니가 부담스러워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지금은 엄마가 체감을 못 한다"면서도 언젠가 드라마화가 되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고 했다.

'엄마들'이 해외에 알려진 것은 우연의 산물이었다.

캐나다 출판사 드론앤쿼털리의 편집장이 한국을 찾았다가 마 작가의 단편 만화를 접하고 출판을 제안했다. 마 작가가 단편 만화보다 좀 더 대중성이 있는 '엄마들'을 추천하면서 영문판이 나오게 됐다.

이를 계기로 2021년 만화계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미국 하비상 최고 국제도서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는 만화계 칸 영화제로 불리는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공식 경쟁 부문에 올라 주목받았고, 현재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 최종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엄마들'[카카오엔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엄마들'
[카카오엔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 작가는 국내 독립만화계의 스타로 꼽힌다. 최근 만화가를 지망하는 사람은 늘었지만 그 뒤를 이을 작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는 한국의 웹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다양하고 개성이 있는 만화는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독립만화를 하는 친구들이 안 나타나고 있잖아요. 소수의 개성 있는 작가들을 뽑아내고 잘 키우면, 그 사람들이 잘 되는 것을 보고 '여기 희망이 있네'하고 따라올 텐데, 이런 (롤모델) 집단이 전멸 상태니 재능있는 친구들이 돈 되는 장르로 변환해서 가는 것 같아요. 아마 독립만화는 제 세대가 끝일 것 같아요."

그는 한국 만화가 세계적인 시상식에서 주목받길 바란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작가를 양성해야 한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마 작가는 이를 위해 2021년 '즐겨찾기'라는 작가 레이블을 만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중단된 상태다.

그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잘하는 작가들을 눈여겨보고 만나보면서 괜찮은 사람들을 끌고 가려고 했다. 웹툰계를 좋게 변화시켜야겠다는 어떤 사명감 같은 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점점 화려해지고 장편 연재 중심의 웹툰 산업 속에서 독립만화가 설 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언급하며 "웹툰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점점 든다. 할 수 있다면 책만 만들고 싶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그의 손은 쉬지 않는다.

올 4월께 재담미디어의 웹툰 플랫폼 쇼츠에서 16회차 분량의 록 음악 만화 '(락)이'를 선보인다.

웹툰 '러브 스트리밍'의 그림을 맡았던 권다희 작가와도 올여름 함께 작업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heev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유승민 딸 특혜 의혹
    유승민 딸 특혜 의혹
  2. 2차은우 탈세 의혹
    차은우 탈세 의혹
  3. 3이사통 고윤정
    이사통 고윤정
  4. 4이재명 대통령 코스피
    이재명 대통령 코스피
  5. 5북한 무인기 침투
    북한 무인기 침투

연합뉴스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