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입단을 협상 중인 린가드는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린가드는 출국에 앞서 SNS에 대한항공 수속 게이트에서 인천이 목적지로 나와 있는 출국장 사진을 업로드했다. '설'이었던 FC서울 이적 소문을 스스로 확신시키는 사진 한 장이었다.
이에 축구 팬들은 린가드가 탄 항공편을 알아 냈고 입국 시간에 맞춰 입국장에 몰려 린가드를 대기했다. 취재진까지 몰려 현장은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린가드를 보기 위해 일부 매체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엔 매체들을 모두 합쳐 실시간 5만 여 명이 몰리며 큰 관심을 증명했다.
린가드가 차에 오르기 전엔 일부 팬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린가드의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린가드는 한 팬이 준 단소를 손에 쥔 채 차에 올라탔다. 린가드의 '피리 부는 세리머니'에서 영감을 딴 선물로 보인다.
린가드의 이번 한국행은 FC서울 입단 메디컬테스트를 위해서 이루어졌다. 6일로 계획된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한다면 입단식을 거쳐 오는 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린가드의 한국행은 지난 2일 영국에서 처음으로 보도됐다. 스카이스포츠와 'BBC' 등 공신력 있는 매체들이 일제히 "린가드가 FC서울로 이적을 코앞에 두고 있다"고 알렸다. 계약의 세부 사항까지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린가드와 FC서울은 2년 계약에 이미 구두로 합의했다. 1년 추가 옵션은 별도로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의 'HERE WE GO!' 문장으로 더욱 박차를 가했다. 로마노는 "린가드가 새로운 팀에서 뛴다. 현재 자유계약선수 상태인 그는 FC서울과 계약할 것이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영국을 떠나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면서 "당초 사우디아라비아 알 에티파크 훈련에 참여하며 계약을 타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FC서울로부터 제안이 왔다. 곧 린가드와 FC서울의 계약이 공식 발표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린가드가 FC서울을 선택하는 과정이 더욱 큰 눈길을 끌고 있다. 스카이스포츠는 "린가드는 세리에A 빅클럽을 포함해 세계 26개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4일 전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린가드 영입에 나선 세리에A 빅클럽은 라치오다.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이 직접 뛰어들어 린가드 영입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영국 데일리메일 사미 목벨 기자는 "서울에 가본 적이 있다. 매우 좋은 곳이다. 그러나 집으로 오는 비행기는 너무 멀었다. 그가 그 비행과 험난한 일정을 견딜 의지가 있는지에 달려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흥미로운 점은 린가드는 자유계약 선수다. 이적 시장이 끝나기 전에 계약서에 서명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왜 이 소식이 지금 전해졌는지 궁금하다"라고 밝혔다. 스카이스포츠 트랜스퍼토크 진행자도 "린가드는 FC서울이 아닌 다른 모든 구단의 이적 제안을 거절했다"고 강조했다.
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벼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레스터 시티, 버밍엄 시티, 브라이튼 앤 호비 알비온, 더비 카운티 등 여러 곳으로 임대를 떠나 경험을 쌓은 뒤 1군 무대를 누비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군 공식 데뷔는 2014-15시즌이었지만, 본격적으로 1군에 들어간 것은 그 다음 시즌부터다.
린가드는 뛰어난 재능으로 많은 관심과 기대감을 갖게 했다. 네덜란드 출신 명장 루이스 판 할 감독조차 린가드의 축구 재능은 인정할 정도였다. 축구 지능이 뛰어나 볼을 받기 위한 움직임,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 능력이 훌륭했다. 하지만 그 외에 확실한 장점이 없는 소위 '작은 육각형'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축구에 눈에 뜨게 된 건 2017년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당시 총 48경기서 13골 7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33경기서 8골 6도움을 기록했는데, 선발로 20경기에 나서면서 팀 내 입지를 자랑했다.
좋았던 폼을 오래 지속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점차 명성이 커지면서 사업과 패션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조금씩 축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커졌고 경쟁자들에게 밀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입지도 줄어들었다. 2020-21시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쫓기듯이 임대됐던 이유다.
그런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임대는 선수 생활 터닝포인트가 됐다. 데뷔전 득점을 시작으로 7경기에서만 5골 2도움을 몰아넣었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16경기 9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맹활약에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재승선했다. 이에 솔샤르 감독이 린가드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완전 영입하겠다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의지를 꺾고 린가드를 다시 팀으로 불러들였다.
2022년 6월 린가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계약이 만료되고 FA 시장에 나오자 많은 구단이 러브콜을 보냈다. ESPN은 스페인 FC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AC밀란 등이 린가드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솔샤르 감독은 계약 종료 직전까지 "우린 린가드를 좋게 보고 있기 때문에 재계약을 희망한다"고 했지만 린가드는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팅엄 포레스트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마음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노팅엄 포레스트 유니폼을 입은 2022-2023시즌 총 20경기서 2골 2도움에 그쳤다. 프리미어리그 17경기 중 12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부터 38라운드까지 경기에 나선 건 총 3경기(60분)에 불과했다. 결국 노팅엄 포레스트는 린가드와 연장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
그중 사우디아라비아가 린가드의 행선지가 유력하게 떠올랐다. 그러나 리그 외국인 선수 제한이 문제가 됐다. 알이티파크를 비롯해 린가드에게 관심을 뒀던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 제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린가드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이적이 무산됐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도 린가드와 호흡을 맞추고 싶어 했다. 그러나 린가드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후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몸을 만들고 있었지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원하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한다. 린가드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계약 체결은 없던 일이 됐다.
이런 상황 속에 린가드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사고까지 쳤다. ‘더 선’은 “린가드가 20만 파운드(약 3억 2,000만 원) 상당의 람보르기니를 몰고 음주운전을 저질렀다”라고 전했다. 린가드는 5만 7,000파운드(약 9,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린가드의 이번 사건을 맡은 법정은 린가드에게 벌금 5만 7,000파운드와 18개월 운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린가드는 성명을 통해 “나의 실수를 인정하며, 용납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다”라고 알렸다.
린가드 명성에 먹칠을 한 사건이었고, 자연스레 그와 계약한 곳도 없었다. 소문만 무성할뿐 어디 하나 이뤄지지 않았다. 2023-24시즌 전반기를 통째로 날렸다. 개인 훈련으로 몸상태를 만드는게 전부였다. 대신 자신의 SNS를 통해 훈련하는 모습을 정기적으로 공유하면서 셀프 홍보를 마다하지 않았다. 근황 사진을 자주 올리며 몸 상태를 자신했다. 사진 속 린가드는 분홍색 상, 하의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상의 단추를 푼 채 자신의 몸매를 과시하고 있었다.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몸 상태였다.
린가드가 FC서울로 이적을 결심한 이유는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가 유력하다. 린가드는 지난해 6월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 가능성을 묻는 말에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어떤 구단도 배제하지 않는다. 나에게 맞는 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엔 축구를 하고 싶을 뿐이다. 난 꾸준한 출전 시간을 원한다. 간절하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직감을 따를 것이다. 그냥 그라운드에 나가고 싶다. 난 여전히 성공에 목말라 있다"고 출전 시간이 간절하다는 뜻을 밝혔다.
린가드가 한국으로 이적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호기심 많은 린가드의 성향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린가드는 유럽이 아닌 다른 곳에서 축구와 문화를 경험하기를 바랐다. 이 과정에서 한국을 눈여겨봤고, 한국 수도이자 문화 중심인 서울을 연고로하는 FC서울과 접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유럽에서 가치는 떨어졌지만 린가드는 여전히 재기를 꿈꾸고 있다. 역대 K리그를 놓고 보면 최고 수준의 외국선수가 합류하게 됐다. 영국에서도 린가드의 K리그행을 집중적으로 보도할 정도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린가드의 FC서울 이적 가능성이 알려지자 2000년대 크리스탈 팰리스 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사이먼 조던은 '토크 스포츠'를 통해 "린가드가 향한다는 K리그는 오지다. 이번 이적은 축구계 주류로 향한다는 이미지를 결코 주지 못한다. 오랜 기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다시는 최상위 레벨에서 볼 수 없을 것"이라고까지 실망감을 표했다. 그만큼 린가드가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받았던 기대감을 고려하면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걸 이해 못할 지점도 아니다.
무삼파는 1994년 네덜란드의 강호인 아약스에서 프로 데뷔했다. 그리고 1995-96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유벤투스를 상대로 선발 출전했다. 당시 아약스는 승부차기 끝에 유벤투스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어서 무삼파는 1996-97시즌에도 아약스의 UCL 4강 진출에 이바지했다. 이후 보르도와 말라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트라브존스포르 등을 거친 저니맨이었다.
비록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입단 당시 서울 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기에는 충분했다. UCL 결승전 출전 경험이 있는 무삼파의 실력은 서울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무삼파는 최악의 모습을 선보였다. 무삼파는 서울 입단 당시 커리어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고, 기대에 비해 K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서울은 무삼파를 영입한 지 2개월 만에 결별을 선택했다. 이러한 경험을 겪었던 일부 팬들은 린가드가 제2의 무삼파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김기동 감독은 BBC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2~3주 전에 린가드가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단장에게 물었더니 접촉 중인 것은 맞다. 하지만 계약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만약 린가드가 온다면 K리그에 좋을 것이다. 외국인 팬들도 K리그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물론 린가드는 최근 축구를 하지 않았다. 당장 큰 활약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가 온다면 적응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C서울은 태국 후아힌에서 1차 동계 훈련을 마무리하고 현재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했다. 2차 전지훈련으로 전술 짜임새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린가드도 입단 과정을 모두 마치는대로 가고시마로 이동해 김기동 감독과 처음 인사를 나눌 전망이다. FC서울은 재건을 위해 이번 겨울 K리그 최고의 이슈 메이커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성적이다. FC서울은 근래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2020년 9위를 시작으로 2021년 7위, 2022년 9위, 지난해 7위로 4년 연속 파이널 B에 속했다. 지난 시즌 성적 부진으로 안익수 감독이 도중에 사임하고 김진규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수습해야 하는 등 어수선함도 겪었다.
이를 바꾸기 위해 포항 스틸러스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과 FA컵 우승 등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빼어난 성과를 낸 김기동 감독을 선임하며 성적 갈증을 풀 각오다.
김기동 감독은 지난해 FC서울 지휘봉을 처음 잡은 자리에서 "5년 동안 포항 스틸러스에서 부족하지만, 많은 결과를 냈고 FA컵 우승 후 변화를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FC서울 이야기가 나왔고 고민했다"며 "FC서울을 FC서울답게 만들 자신이 없었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다. 부담이 컸다면 선택하지 않았다. 서울다움은 K리그를 주도해야 한다. 성적, 관중, 흥행 등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제 책임이 상당히 중요하다. 성적이 좋아야 모든 것이 이뤄진다. 일단 성적을 내겠다. 성적이 좋아야 서울다움이 나온다"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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