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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코너] 이젠 졸업식 때나 입는 교복

조선일보 구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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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생활복… 행사 때만 교복
“졸업식 때 입을 교복 구합니다. OO중학교 바지 68사이즈 나눔 해주실 분 없을까요?”

인천의 한 맘카페에는 최근 중학생 아들의 교복을 급히 구한다는 부모의 글이 올라왔다. 아들이 평소 교복을 잘 입지 않는데, 3년 전 사뒀던 교복이 몸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졸업 시즌을 맞아 인터넷 카페와 소셜미디어에는 이처럼 중·고등학생 중고 교복을 사거나 빌리고 싶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작년 4월 세종시 고운중학교 학생들이 생활복 위에 체육복을 껴입은 채 단체 사진을 찍으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 /고운중학교

작년 4월 세종시 고운중학교 학생들이 생활복 위에 체육복을 껴입은 채 단체 사진을 찍으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 /고운중학교


이들이 중고 교복을 찾는 이유는 학생들이 평소 교복을 잘 입지 않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부터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 생활복이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사실상 교복을 대체했다. 재킷과 조끼, 와이셔츠로 구성된 교복과 달리 학생들이 입기 편한 후드티나 면바지 등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생활복을 선호하는 학생들은 입학식·졸업식과 같은 공식 행사에서만 교복을 입는다고 한다. 세종시 중학교 교사 권승준(29)씨는 “학생들이 교복 대신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생활복을 도입했다”며 “많은 학생이 3년 내내 교복 대신 주로 생활복·체육복만 입다가 졸업식 때만 교복을 구해 입고 온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서울 지역의 한 부모는 “아이가 교복이 불편하다고 생활복·체육복만 입는다”며 “지금 교복은 사이즈가 잘 맞지 않는데, 1년 뒤인 졸업식 때나 입을 교복을 사자니 돈이 아깝다”고 했다. 전남 광양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임모(19)군은 “생활복만 입어도 되는 학교라서 고교 3년 동안 교복은 7~8번 정도 입었다”며 “졸업식을 위해 선배들한테 교복을 빌린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기증받은 교복을 저렴한 가격에 재판매하는 ‘교복 은행’도 졸업 시즌이 되면 문의가 빗발친다고 한다. 한 교복 은행 관계자는 “재킷, 셔츠로 구성된 기존 교복이 생활복으로 대체됐다”며 “학기 초와 졸업 사진 찍을 때 교복을 가장 많이 찾는다”고 했다.

교복을 몇 차례 입지 않다 보니, 처음부터 중고 교복을 물려받는 경우도 많다. 예비 중학생 자녀를 둔 한 부모는 “큰애가 예비 중학생이 되는데 교복을 사야 할지 고민”이라며 “주변에서는 생활복·체육복 때문에 교복 입힐 일이 거의 없다며 물려받으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구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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