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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지지선 '5000' 무너진 홍콩증시…ELS 투자자 '눈물'

아시아경제 차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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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홍콩H지수 ELS 무더기 발행
지수 하락…2021년 1월 대비 44%
국내 상반기 원금손실액 6조 육박 전망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22일 장중 심리적 마지노선인 5000선까지 내줬다. 3년 전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무더기로 발행됐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만기가 시한폭탄처럼 돌아오면서 올 상반기 투자자 원금손실 총액도 6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홍콩H지수는 전일 전장 대비 2.44% 내린 5001.95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최저 4943.24까지 내려 5000선 하방을 뚫고 내려갔다. 지수는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근접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홍콩H지수에 베팅했던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 내 다른 지역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중국주식전략 애널리스트는 "5000선은 2022년 당대회 당시 기록적 폭락 구간에서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주가순자산비율(PBR) 0.65배를 적용한 수준"이라며 "최악을 염두에 둔 지지선"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대내외 부정적 변수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홍콩증시는 중국증시 흐름을 따라가되 미국 기준금리 등 대외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독특한 구조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부재 속 중국 성장률이 4.4~4.7% 수준으로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 세계 유동성을 두고 경쟁하는 미국증시 대비 부진한 중국증시 투자 성과 등도 외국인투자자의 이탈을 이끌었다. 실제 22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최초로 3만8000선을 뚫었으며 미국 S&P500지수도 연초 이후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작년 12월 중국 국채 장기 등급을 매기면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채 등급은 곧 국가신용등급이다. 무디스는 중국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의 과도한 부채 등을 지적했다.


문제는 국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국내 투자자 노출이 많다는 대목이다. ELS는 통상 3년 만기 파생결합증권으로 1~3개 기초자산의 가격을 토대로 수익을 추구한다. 2024년 1월 현재 만기가 돌아오는 ELS 상품 대다수가 3년 전인 2021년 1월 발행됐던 상품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1년 1월 홍콩H지수 평균은 1만1339다. 현재 H지수는 기준가격의 44%인 5000선 안팎이다. 상품의 3년 만기 상환 베리어인 65~70%보다 훨씬 낮아 만기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지수 차이만큼 원금손실률이 매겨지는 ELS 상품 특성상 원금손실률은 5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초 홍콩H지수가 하락할수록 원금손실 규모도 커지는 구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5일 기준 홍콩H지수 ELS 판매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이 중 80%인 15조4000억원어치가 올해 만기를 맞는다. 올 상반기에는 약 10조원어치 만기가 돌아온다. 1월 원금손실률 추정치인 56%를 적용했을 때 단순 계산 시 약 5조6000억원 이상의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홍콩H지수 고점이 2021년 2월 1만2271.6이었다는 점에서 지수 반등이 없는 한 다음 달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권별로는 리테일단에서 ELS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은행권 피해가 막심하다. ELS 잔액 기준 은행과 증권사별 판매비중은 80대20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투자자들이 홍콩 ELS로 확정한 손실액은 현재 23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업계에서도 손실률을 확정하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은행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고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와 홈트레이딩서비스(HTS) 등 온라인 비대면 판매분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한다. 은행 대비 불완전판매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은 은행·증권사를 통틀어 불완전판매 여부 등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지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3월께 검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에선 홍콩증시의 반등이 선결 과제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중국의 확실한 반등 모멘텀이 확인되지 않는 한 증권사들이 자신 있게 '매수'하라는 하우스 뷰를 제시하기 힘들다"며 "통상 미국과 중국의 주가는 반대로 가는데 미국증시가 계속 긍정적이기 때문에 현재 홍콩증시 바닥이 얼마쯤이 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짚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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