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 "로힝야족 난민 185명, 바다 표류중...구조해달라"

로힝야족 난민 어린이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이석무 기자] 인도양의 안다만과 니코바르 제도 인근에서 미얀마 출신 로힝야족 난민 185명을 실은 배가 표류 중인 사실이 밝혀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 이 배에 70여명의 아동과 88명의 여성이 타고 있다”며 “최소 12명이 위독하고, 1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빠른 구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사망할 수 있다. 정말 절망적인 상황”이라며 인근 모든 국가에 연락해 구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UNHCR은 지난 2일에도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약 400명 난민을 태운 선박 2척이 안다만해 인근에서 엔진 고장으로 표류 중이라며 수색과 구조 작업에 나설 것을 호소한 바 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해 “UNHCR 요청에 응한 국가는 없었다”며 “2척 중 1척은 인도네시아에 도착했지만, 나머지 1척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에 UNHCR이 구조 요청을 한 배가 이전에 구조 요청을 했던 배와 같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으로 오랜 기간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았다. 2016년 미얀마 정부의 대대적인 진압 작전이 벌어진 뒤 대거 방글라데시로 이동했고 지금은 국경 인근에 대형 난민촌을 이룬 상황이다.

하지만 고질적인 식량 부족에 범죄와 질병이 끊이지 않자 최근 이슬람교가 국교인 말레이시아나 전체 인구의 87%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로 탈출하려는 난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부터 1500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들이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아체주 인근 바다에서 난민들을 태운 배 5척이 발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