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맨' '릴카'도 네이버에 왔다...'치지직' 오픈 베타 시작, 스트리밍 시장 '격랑'

[임경호 기자]

19일 12시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모바일 앱 화면.

국가대표 IT기업 네이버가 '치지직(CHZZK)'의 베타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국내 스트리밍 시장에 격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19일 정오부터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5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뒤 처음으로 대중에게 플랫폼을 선보이는 자리에 웹툰작가 겸 방송인 '침착맨', 오버워치 e스포츠 선수 출신 '진짜도현', 아프리카TV에서 트위치로 이적했던 인기 스트리머 '릴카' 등이 참여하면서 실시간 시청자 수가 스트리머당 수천에서 만 단위를 아우르고 있다.

추천 방송을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고, 팔로잉 중인 스트리머와 인기 방송, e스포츠 영상을 치지직 플랫폼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플랫폼 하단에는 추천 채널을 나열해 방송 진행 여부를 'LIVE'로 표기했다.

치지직은 네이버가 야심차게 준비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내년 상반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네이버의 커뮤니티형 게임 플랫폼 네이버게임에 편입돼 기존에 제공하던 커뮤니티, 뉴스, e스포츠 기능과 함께 종합 게임 플랫폼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치지직은 1080P(FHD) 화질에 방송을 시청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체적인 커뮤니티 기능과 이에 걸맞는 유저 인터페이스(UI), 다시보기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간편 결제 시스템인 네이버페이와 연계해 스트리머들을 후원할 수 있는 치지직 재화 '치즈' 운용을 간편하게 했다.

e커머스 시장에서 다양한 쓰임새를 자랑하는 네이버페이가 스트리밍 사이트와 연동될 경우 후원 기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측은 향후 치지직이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해 네이버만의 게임 특화 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치지직은 베타서비스 기간 방송을 송출할 스트리머도 모집했다. 모든 스트리머는 '루키 회원'으로 시작한 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프로 회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스트리머 등급제를 운영한다. 프로 회원 전환 조건은 팔로워 150명, 최근 1년간 총 시청자 수 500명, 같은 기간 총 방송시간 20시간 등이다.

서비스 공개 하루 전인 18일 네이버게임 치지직 라운지는 자신의 채널을 홍보하는 스트리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또 서비스 공개 시간을 19일 0시로 잘못 알고 있던 팬들이 방송 시작을 기다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치지직이 몰고 올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프리카TV와 국내 게임 스트리밍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며 인기를 끌던 글로벌 플랫폼 트위치가 망 사용료 등 과도한 운영비용 등을 이유로 내년 2월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트위치의 공백을 네이버가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위치를 주 무대로 활동하던 스트리머들은 트위치 철수 소식이 알려진 직후 방송을 통해 플랫폼 이적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트위치의 수요를 흡수하는 플랫폼이 차기 스트리밍 시장의 패권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위치의 경쟁사로 알려진 아프리카TV도 내년 3월을 기점으로 플랫폼 명칭을 '숲(가칭, SOOP)'으로 바꾸고, 체질개선을 통해 동남아시아를 주축으로 삼아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사업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등에서 표명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규모를 앞세운 공룡기업 네이버의 신생 서비스와 전통의 강호 아프리카TV의 알짜 서비스의 격돌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치지직 베타서비스를 출시한 후 기술적 완성도가 미흡할 경우 아프리카TV의 기업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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