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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모 10년 넘게 간호했는데” 아내와 놀러 한 번 못간 남편은 눈물만

헤럴드경제 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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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세진(59세)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고(故) 박세진(59세)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10년 전 치매에 걸린 노모를 간병하면서 힘들다는 말 한번 안 했는데…”

아내가 영영 떠났다. 치매 노모를 간병하면서 힘든 내색 한번 보이지 않았던 아내는 마지막 가는 길에도 5명에게 새생명을 선물했다. 아내와 별다른 추억조차 만들지 못 했던 남편 김영도씨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고(故) 박세진(59세)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선물하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

천사 같던 아내에게 일이 닥친 건 지난 10월 27일.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식사 준비를 하던 박씨가 갑자기 쓰러졌다. 뇌출혈이다. 그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 했고, 결국 뇌사상태가 됐다.

돌이켜 보면 아내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 천안시에서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박씨는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보면 지나치지 못 했다. 10년 전 치매에 걸린 89세 노모를 모시고 살면서도 힘들다는 푸념 한번 없었다.

아내의 장기기증을 결심하기까지 쉽지는 않았다. 박씨는 한국전력에서 환경미화로 17년간 일을 하면서도 흔한 여행조차 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김씨는 아내가 평소 “기증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했단 사실을 기억했고 어려운 결심을 했다.


아내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김씨는 이렇게 말했다.

“나 만나서 고생만 한 거 같아 미안해. 내가 다음에는 더 좋은 세상에서 호강시켜 줄게. 그때까지 하늘에서 잘 지내고 있어. 당신 만나서 고마웠고 사랑해.”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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