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압구정의 한 식당에서 파는 떡볶이(왼쪽)와 반건조 오징어. 각각 2만원과 19000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포장마차 콘셉트 술집에서 책정한 음식 가격에 누리꾼들이 혀를 내둘렀다. 비싼 자릿세를 감안하더라도 가격에 비해 음식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7일 온라인에서는 지난 5일 네이트판에 올라온 ‘압구정 물가 미쳤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원 글 작성자는 “인플루언서들이 개업한 압구정 술집인데 물가가 진짜 미쳤다”면서 “반건조 오징어 1만9000원, 가래떡 몇 개 (들어 있는) 떡볶이 2만원 해서 한상이 (거의) 4만원”이라고 전했다.
작성자가 첨부한 사진에는 기다란 가래떡 4개와 가위가 함께 나온 모습이다. 긴 떡을 손님이 직접 잘라 먹는 식이다. 그는 “아무리 압구정이어도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 깔아놓고 음식 값이 진짜 미친 거 아니냐”면서 “어차피 돈 많은 인플루언서들이나 인스타그램 하는 사람들이 가겠지만”이라고 첨언했다.
서울 강남 압구정의 한 식당에서 파는 떡볶이(왼쪽)와 반건조 오징어. 각각 2만원과 19000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
이같은 반감은 해당 식당이 저렴함이 장점인 포장마차 컨셉트를 차용하고, 이와는 동떨어진 가격을 책정한 데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 서민 안주로 꼽히는 음식들이 비싼 값에 팔리는 상황 역시 치솟는 물가와 맞물리면서 누리꾼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
실제로 건물 옥상에 차려진 해당 식당은 내부 인테리어도 포장마차와 판박이다. 길거리 포차처럼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하고, 일회용 수저를 사용한다. 초록색 플라스틱 접시에 비닐이 씌워진 채 음식이 담겨 나온다.
해당 식당은 주류나 음료도 일반 식당에 비해 다소 가격대가 높다. 잔치우동 1만원, 참치마요 주먹밥 8000원, 피카츄 튀김(2개) 5000원 등이고 소주나 맥주는 7000원이다.
이같은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저 정도면 날강도” “떡볶이 양도 질도 별로다” “가는 사람이 호구” “압구정 술집이라고 다 저렇지 않다. 저곳이 이상한 거다”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인플루언서와 소셜미디어 마케팅으로 인해 본질에서 벗어난 외식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식업과 무관한 유명세를 활용해 식당을 열고 협찬 등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맛집 바이럴에 나서는 식당이 늘면서, 이름값과 실제 음식의 퀄리티가 비례하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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