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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리빌딩]①'비상경영'과 함께 돌아온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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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아니다…사회적 눈높이 부응해야"
'제2창업' 준하는 쇄신의지, 성공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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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경영 전면에 나섰다. 매주 월요일 열리는 공동체 회의에 참석하고 지난달 출범한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까지 직접 맡았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이 2006년 출발할 시점부터 전문경영인의 자율을 존중했다. 전문경영인을 앞세우다보니 '은둔형 창업자'로 불렸다. 지난해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사임했기에 그의 등장은 더욱 눈길을 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회사에 (김범수 창업자의) 복심은 저뿐만 아니라 아무도 없는 것 같다"며 "김 창업자는 본인의 생각과 다른 독립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을 중요시하는 편"이라고 쓴 바 있다.

그가 등장한 계기는 카카오의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때문이다. 카카오 법인과 주요 경영진뿐 아니라 김 위원장도 조사 대상이 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카카오 초기 멤버이자 홍보이사로 활약했던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카카오에 위기가 없을 것이란 내부의 생각과 '돈만 벌면 된다'는 식으로 자유와 방임을 구분하지 못한 점, 카카오가 한 것보다 많이 번 것 같다는 사회적 인식, 그리고 오해가 위기를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카카오에 일대 변화를 꾀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으면서 "카카오는 이제 전 국민 플랫폼이자 국민 기업이기에, 각 공동체가 더 이상 스스로를 스타트업으로 인식해선 안 된다"며 "오늘날 사회가 카카오에 요구하는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책임경영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창업자 주도의 경영쇄신이 성공한다면 삼성그룹의 경영쇄신 사례에 비견되는 기록으로 남을 수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은 1993년 6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삼성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신시켰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국내 계열사만 146개(올해 6월말 기준)에 달할 정도로 양적 팽창을 거듭한 카카오에도 적용 가능한 시도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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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겨울 카카오톡 출시를 앞두고 '전직원'이 참여한 강원도 홍천 워크샵에서 김범수 창업자가 일어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제공


검찰 수사와 재판이란 당면 위기를 이겨내려 내놓은 선언 수준 아니냐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카카오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뿐 아니라 한국 사회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업이라는 점에서 카카오 쇄신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점점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카카오의 존재감은 많은 설명이 필요없다. 택시·미용실·전자상거래·금융 등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드물고 심지어 정부도 카카오톡이 없으면 재난 대응에 구멍이 생긴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전체 직원 규모가 20명도 되지 않았던 스타트업 카카오가 전국민을 상대로 가입자를 확보하며 기존 산업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강자로 군림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카카오가 직면한 위기는 문어발 경영을 벌이고 곳곳을 독과점하면서 예고된 문제였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몸은 어른이 됐는데 사고방식은 어린아이 수준에서 머물러 있으면서 생기는 혼란과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모 인사는 "정부의 도움을 받든, 받지 않았든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고 룰을 지키지 않은 게 있다면 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대의 시선도 있다. 앞서 박용후 대표는 "과거 기업의 독과점은 정권과 유착하면서 발생한 까닭에 독과점은 나쁘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박혔는데, 지금은 고객이 독과점을 만들어주는 시대"라며 "뒤집어 말하면 독과점을 깨는 것도 정부가 아니라 고객일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서비스가 카카오보다 경쟁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구조라는 얘기다.

카카오를 둘러싼 분위기는 점점 악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통령까지 나서 카카오를 '나쁜 기업'으로 규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여기에 '오해'가 있다는 반박도 존재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가입 택시 22만대 중 비가맹 택시 18만대에 대해선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카카오의 쇄신 시도는 숨가쁘다. 택시업계와 수수료 개편을 위한 논의에 돌입했고, 포털 다음을 통해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에선 검색 제휴 노출을 제한하는 등 정치적·사회적 시선도 신경 쓰는 모양새다. 잘못은 바로잡고, 카카오를 둘러싼 오해도 풀고, 경영진·외부인사뿐 아니라 일반 구성원과도 함께 논의해 쇄신의 비전을 생생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숙제를 푸는 중이다.

카카오는 한국 스타트업의 압축판이다. 전직원이 모여 경영 사안을 논의하고 토론하는 'T500'이란 문화를 운영한 기업이 카카오다. 이랬던 카카오가 쇄신에 성공하면 수많은 스타트업의 롤모델로 다시 자리를 잡을 것이고 실패하면 그 여파가 카카오에 국한하지 않게 된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카카오가 잘못한 것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지만, 어떤 측면을 보면 정치권의 압박이 과하다는 인식도 있다"며 "무엇보다 스타트업이 커지면 정부에 의해 제동이 걸린다는 메시지가 산업 생태계에 남을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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