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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정너` 여야 혁신위…김은경과 인요한의 평행이론[생생확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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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與혁신위, ‘희생 혁신안’ 당 지도부와 불협화음
‘이재명 친위대’ 전락한 김은경 野혁신위 닮은 꼴 우려
전권 약속했지만…곪아있는 당 치부·문제 모두 외면해
당 위기 방패막이라는 비판도…역풍도 온전히 감내해야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난 친명도, 비명도, 친문도, 비문도 아니다. 가죽을 벗고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윤리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6월 20일,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와이프(아내)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변하고 희생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10월 23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혁신(革新). 사전적 의미로 묵은 풍속, 관습,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꿔 새롭게 한다는 의미다. 한자어 그대로는 ‘가죽을 벗겨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 그만큼 고통과 희생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여야가 모두 당의 최대 위기 상황에서 이처럼 어려운 ‘혁신’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 참패로 드러난 민심 이반의 위기를,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코인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대대적인 당 쇄신과 개혁을 약속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출발한 여야 혁신위는 결국 허공에 빛바랜 구호를 외치는데 그쳤다. 변화는 고사하고 단단하고 높은 성역에 막혀 당 지도부의 치부와 곪아있는 환부를 재차 확인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시간을 되돌려보자. 출범 배경은 달랐지만 풍랑을 만나 혼란스러운 당 상황에서 혁신위호(號)를 이끄는 수장에 대한 기대는 한껏 높았다. “무서울 정도로 많은 권한을 받았다”는 인요한 위원장의 발언처럼, 여야 대표는 출범 초기에 혁신위원장에 전권을 부여하고 이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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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8월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하지만 김은경 혁신위는 출범 50일 만에 조기 종료했다. 윤리정당 재건을 약속했던 김은경 위원장은 불체포특권 포기와 꼼수 탈당 방지책을 제안했지만, 당 지도부는 ‘정당한 영장청구’에 한정해 불체포특권 포기, 탈당 의원 복당이라는 반혁신적인 후행 조치를 했다. 핵심인 이재명 사법리스크 해결은 개혁 문제에서 쏙 빠졌다. 이미 계파의 추(錘)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친명계 친위대’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최근 민주당이 추진 중인 대의원제 개편, 공천룰 변경 등은 이재명 대표의 극렬한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에 휘둘려 김은경이 택한 악수(惡手)라는 평가도 상당하다.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기대를 한껏 받았던 인 위원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혁신위가 제시한 희생 혁신안이 최고의 관심 사안이다. 당 지도부, 중진, 친윤(친윤석열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담은 혁신안은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당 주류들의 반발로 요원한 상황이다. 사실상 1호 안건인 대사면을 제외하고 당 지도부는 2~6호 안건을 공천관리위원회로 넘긴다는 입장이어서 실현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당 일각에선 인요한 위원장 배후에서 김기현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누군가 조정하고 있다는 음모론도 나온다.

과거 여야 혁신위의 성공 사례를 보면 당 지도부가 혁신안을 전격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5년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의 홍준표 혁신위, 2015년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상곤 혁신위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혁신위는 당시 총선과 대선 경선 등에서 일반 여론 반영비율을 높이기 위한 혁신 방안을 제시했고 당내 주류들의 반대에도 결국 지도부는 이를 관철시켰다.

혁신위 출범은 당으로부터 시작되지만, 그 행보를 지켜보고 평가하는 것은 결국 국민이다. 혁신과 변화를 거부하고 단순히 당 위기의 방패막이로 삼으려고 했다면 그 역풍도 온전히 감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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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0차 전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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