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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볼!] 17세 영구결번, 20세 득점 1위... 전설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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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 리가 데뷔 시즌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주드 벨링엄. / 인스타그램


유럽 축구가 한창입니다. 이쯤 해서 5대 리그 득점 순위를 한 번 살펴볼까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괴물’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14골을 터뜨리며 2시즌 연속 득점왕이 유력합니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10골, 손흥민(토트넘)이 9골, 황희찬(울버햄프턴)이 8골로 그 뒤를 쫓고 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둥지를 옮긴 해리 케인은 18골로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가나 출신 스트라이커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가 16골로 2위입니다. 3위인 벨기에의 로이스 오펜다(라이프치히)는 10골이네요.

이탈리아 세리에A는 어떨까요?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든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테르)가 13골로 1위입니다. 올리비에 지루(AC밀란)와 도메니코 베라디(사수올로)가 나란히 7골로 그 뒤를 따릅니다.

프랑스 리그1은 킬리안 음바페(PSG)가 15골로 독주 체제를 갖췄습니다. 몽펠리에에서 뛰는 아코르 애덤스가 7골로 2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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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링엄은 11골로 라 리가 득점 1위를 달린다. / 인스타그램


◇ 미드필더가 득점 1위

스페인 라 리가의 득점 순위표를 보면 조금은 의외의 인물이 1위에 올라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주드 벨링엄인데요.

왜 의외라고 했느냐면 벨링엄의 포지션이 미드필더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수많은 골잡이들을 제치고 11골로 라 리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슈팅 26개 중 11골을 성공하며 슈팅 대비 득점률이 42%에 달하죠. 2위는 9골의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입니다. 벨링엄은 2도움을 기록하며 공격포인트(13개)에서도 1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벨링엄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첫해부터 그야말로 리그를 씹어 먹는 맹활약을 펼치며 유럽 최정상급 스타로 올라서고 있습니다. ‘전설’ 지네딘 지단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달았던 등번호 5번을 물려받아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벨링엄의 기세는 하늘을 찌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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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나폴리전에서 골을 터뜨리고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는 벨링엄. / AFP 연합뉴스


벨링엄은 이미 8월과 10월, 두 차례 라 리가 이달의 선수를 수상했습니다. 8월부터 3달 연속 레알 마드리드 이달의 선수가 됐고요.

올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레알 마드리드가 치른 조별리그 5경기 중 3경기에서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습니다. 이번 시즌 17경기에 나와 올린 성적이 15골 4도움.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입이 딱 벌어지는 성과입니다.

지난 5일엔 21세 이하 최고 선수에게 수여하는 ‘골든 보이’를 받았습니다. 이탈리아 매체 ‘투토 스포르트’가 스포츠 언론인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골든 보이’ 수상자들을 살펴보면 정말 화려합니다. 그동안 웨인 루니와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구에로, 킬리안 음바페, 엘링 홀란 등이 상을 받았습니다. 벨링엄은 지난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도 21세 이하 선수에게 주어지는 ‘코파 트로피’를 받았었죠.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요즘 그에게 비틀스 노래인 ‘헤이 주드(Hey Jude)’를 응원가로 불러주곤 합니다. 이름이 마침 주드라 명곡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기량만큼 이름도 빛나는 벨링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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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밍엄 시티 시절의 벨링엄. 그의 22번은 영구 결번이 됐다. / X(옛 트위터)


◇ 겨우 17세에 영구 결번

벨링엄이 세계 축구 팬들에게 유명해진 계기는 ‘영구 결번’입니다. 영구 결번은 해당 구단에서 전설적인 업적을 쌓은 선수를 기리고자 그 선수가 달았던 번호를 다른 선수가 쓰지 못하게 지정하는 것을 의미하죠. 그런데 벨링엄은 겨우 17세에 영구 결번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잉글랜드 중부 스터브리지에서 태어난 벨링엄은 9~11부 리그에서 축구 선수로 뛴 아버지의 영향으로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고향이 버밍엄 인근이라 그는 자연스럽게 버밍엄 시티 유스 팀에 입단합니다. 2019년 만 16세가 된 벨링엄은 버밍엄 시티 1군으로 올라섰는데 그의 등번호는 22번이었습니다.

유스 팀 지도자가 “너는 홀딩 미드필더(4번)와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8번), 공격형 미드필더(10번)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던 말을 기억해 4와 8, 10을 합한 숫자인 22번을 쭉 달아왔던 거죠. 2019-2020시즌 벨링엄은 잉글랜드 2부 리그 EPL 챔피언십에서 41경기에 출전해 4골 2도움을 올립니다.

시즌 막판 벨링엄의 팀 버밍엄 시티는 3부 리그 강등 위기에 처합니다. 잔류 경쟁을 벌이던 찰턴과 44라운드를 앞두고 이미 벨링엄은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이적이 확정된 상황.

메디컬 테스트를 앞두고 있던 터라 혹시 다치면 이적이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에 버밍엄 구단은 벨링엄을 출전 명단에서 빼지만, 벨링엄은 팀이 벼랑 끝에 있는데 외면할 수는 없다며 메디컬테스트를 취소할 각오도 되어 있으니 경기에 나가겠다고 하죠. 결국 그는 후반 교체로 나와 맹활약을 펼쳤고, 버밍엄 시티는 1대1 무승부를 거뒀습니다. 버밍엄 시티는 이후 2연패를 당했지만 찰턴전 무승부에 힘입어 2부 리그에 잔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벨링엄은 도르트문트로 떠나며 버밍엄 시티에 이적료 2500만파운드(약 414억원)를 안겼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재정난을 겪으며 파산 위기에 처해 있던 버밍엄 시티엔 가뭄에 단비 같은 돈이었죠. 결국 공중 분해될 수도 있었던 구단은 벨링엄을 떠나 보내며 받은 이적료로 위기를 극복했고, 이에 감사함을 표하고자 22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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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문트 관중을 바라보는 벨링엄. / X(옛 트위터).


◇ 분데스리가 최고 선수로

2020-2021시즌 도르트문트에 입단한 벨링엄은 엘링 홀란과 호흡을 맞추며 팀 공격을 이끕니다. 2020년 9월엔 뒤스부르크와 벌인 DFB포칼 경기에서 구단 역사상 최연소 득점 기록도 세웠죠. 그는 이 시즌에 45경기에 출전해 3골 4도움이란 기록을 남깁니다. 겨우 18세 선수가 말이죠. DFV포칼 우승컵도 들었습니다.

2021-2022시즌 벨링엄은 44경기에서 6골 13도움을 기록하며 더욱 기량을 끌어올립니다. 그리고 2022-2023시즌. 도르트문트는 11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선두 다툼을 벌이죠. 하지만 벨링엄은 부상으로 마인츠와 벌인 최종전에선 결장했는데 도르트문트는 무승부를 기록하며 뮌헨에 우승을 내주고 맙니다. 벨링엄이 바닥에 앉아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화제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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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링엄의 세리머니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이어졌다. / X(옛 트위터)


벨링엄의 2022-2023시즌 최종 성적은 42경기 14골 7도움. 그는 분데스리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습니다. 두 시즌 연속 올해의 팀에도 뽑혔죠.

스무 살에 분데스리가를 집어삼킨 벨링엄의 다음 행선지를 두고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파리 생제르맹 등 빅클럽의 이름이 다양하게 나왔지만, 벨링엄의 선택은 명문 레알 마드리드였죠. 잉글랜드 출신의 벨링엄은 독일에 이어 스페인 무대에서 활약하게 된 것입니다.

이적료는 1억300만유로(약 1460억원). 역대 15번째로 많은 액수입니다. 이 이적으로 친정팀 버밍엄 시티는 600만파운드를 추가로 받게 됐으니 얼마나 벨링엄이 고마울까요.

◇ 지단 백넘버 달고 리그 폭격

앞에서 설명했듯 벨링엄은 그동안 달았던 22번 대신 레알 마드리드에선 지단의 전설적인 번호인 5번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그는 “지단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남긴 기록을 존경한다”며 “내가 그 등번호의 유산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벨링엄에게 도르트문트 시절보다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186cm의 좋은 신체 조건에 유려한 드리블, 뛰어난 패스 능력, 탁월한 결정력, 풍부한 활동량도 모자라 어린 나이에도 경기를 읽는 눈까지 갖춰 미드필더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큰 육각형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벨링엄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본격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면서 라 리가를 폭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측면 공격에 강한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가 투톱으로 상대를 공략해 중앙에 공간이 열리면 벨링엄이 파고들어 슈팅으로 연결하는 식이죠. 벨링엄의 활약 속에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난 카림 벤제마의 공백을 깔끔하게 지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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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전에서 질풍 드리블을 하는 벨링엄. / AFP 연합뉴스


라 리가 1라운드 아틀레틱 클루브전(2대0)부터 발리슛으로 정확히 골망을 찌르며 승리 주역이 된 벨링엄은 2라운드 알메리아전(3대1 승)에선 2골 1도움으로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2경기 연속 경기 최우수 선수 선정(MOM·Man Of the Match)은 덤이었죠.

벨링엄은 3라운드 셀타 비고전(1대0)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립니다. 3경기 연속 골과 동시에 이번에도 경기 MOM이 됐죠. 그는 홈 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처음 치른 4라운드 헤타페전(2대1 승)에선 1-1 동점 상황에서 상대 골키퍼가 막아낸 공을 밀어 넣으며 또 한 번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정말 미친 활약이라 부를 만했죠. 레알 마드리드에서 데뷔 첫 4경기에서 득점한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후 처음이라고 하네요.

벨링엄의 라 리가 골 행진은 잠시 멈추었다가 8라운드 지로나전(3대0 승)에서 재개됐습니다. 리그 6번째 골로 득점 선두에 올랐죠. 9라운드 오사수나전(4대0 승)에선 멀티골을 작렬하며 리그 5번째 MOM에 선정됐습니다.

그리고 11라운드 대망의 엘 클라시코. 0-1로 뒤진 후반 23분 대포알 중거리 슛으로 동점을 만든 벨링엄은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을 만들어내며 라이벌 바르셀로나를 격침합니다. 이로써 벨링엄은 라 리가 10경기에 나와 10골을 넣는 괴물 같은 초반 퍼포먼스를 완성합니다.

벨링엄은 14라운드 카디스전(3대0)에서 리그 11호 골을 넣었습니다.

벨링엄의 활약은 유럽 대항전에서도 빛납니다. 올 시즌 UCL 출전 경기에선 모두 골을 넣었습니다. 그는 조별리그 1~3, 5차전에서 각각 한 골씩 뽑아내며 레알 마드리드의 조 1위(5승) 질주의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데뷔 첫 UCL 4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은 선수는 벨링엄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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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링엄은 잉글랜드에서 10번을 달고 뛴다. / 인스타그램


◇ 잉글랜드의 NEW 10번

벨링엄의 존재는 오랜 시간 ‘무관’에 시달리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희망이기도 합니다.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차출되었던 그는 2020년 11월 아일랜드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합니다. 이듬해 열린 유로 2020(2021년 개최)에선 크로아티아전에 나서며 유로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출전 선수가 됐습니다. 교체로 3경기에 나와 잉글랜드 준우승에 힘을 보탰죠.

그리고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그는 B조 조별리그 1차전에 나와 이란을 맞아 헤더로 골키퍼 키를 넘기는 절묘한 선제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대회 잉글랜드의 첫 득점이자 벨링엄의 A매치 첫 골이었죠. 그는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원더 보이’로 이름을 날린 마이클 오언(당시 만 18세 190일)에 이어 잉글랜드의 월드컵 최연소 득점 기록 2위(만 19세 145일)에도 올랐죠.

벨링엄은 지난 9월 스코틀랜드, 10월 이탈리아전에서 경기 MVP로 선정되며 차츰 대표팀 에이스로 올라서고 있습니다. 최근엔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10번을 달았습니다.

잉글랜드는 내년 여름 유로 2024에 나섭니다.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기대가 큽니다. 최강 골잡이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최정상급 윙어 부카요 사카(아스널), 중앙 미드필더 데클란 라이스(아스날), 세계적인 풀백인 카일 워커(맨시티)와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리스 제임스(첼시) 등이 버티고 있죠.

잉글랜드의 메이저 대회 마지막 우승은 1966년 월드컵입니다. 유로 우승은 한 번도 없고요. 벨링엄이 잉글랜드는 메이저 대회 정상으로 이끈다면, 순식간에 전설의 반열에 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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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전의 벨링엄. / 로이터 연합뉴스


◇ 제라드와 램퍼드를 합쳤다?

벨링엄의 성장에 수많은 축구인들이 흥분하며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올 시즌 벨링엄의 기량을 꽃 피우게 한 안첼로티 감독은 “그가 보여주는 성숙함은 그가 스무살이란 걸 잊게 한다. 매우 빨리 배우고 있고, 이곳에서 매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발을 딛는 순간 그는 매우 진지하고 프로페셔널하다”고 말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동료이자 대선배인 루카 모드리치는 “그는 매우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팀에 잘 녹아들었다”며 “특별한 재능을 지닌 소년”이라고 칭찬했죠. 잉글랜드 대표팀 동료 필 포든(맨시티)은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재능이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그에겐 약점이 없다. 세계 최고 미드필더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습니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도 2021년 도르트문트와 맞붙은 뒤 “만 17세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선수”라며 “중앙 수비수가 자신의 공을 가져가자 소리를 지르며 공을 달라는 17세를 본 적이 있는가”라고 감탄했죠.

레전드 중앙 미드필더로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투지가 돋보였던 로이 킨은 “그는 축구 선수이지만, 어떨 땐 복서처럼 보일 때가 있다”며 “그는 강한 소년”이라며 투쟁심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저메인 지나스는 “벨링엄은 스티븐 제라드와 프랭크 램퍼드를 하나로 합친 것 같다”고 했고, 영국 BBC는 “벨링엄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공 있는 곳을 찾아나서는 그라운드의 순찰자”라고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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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링엄의 시그니처 세리머니. /인스타그램


◇ 대세 세리머니의 주인공

요즘 축구 선수들은 자신만의 시그니처 포즈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 호날두의 ‘시우(Siu) 세리머니’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요즘엔 벨링엄의 세리머니가 대세입니다. 동작은 별것 없습니다. 두 팔을 하늘 높이 벌리는 단순한 동작인데 관중석 쪽으로 시선을 고정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어떨 땐 마치 골을 넣을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기도 하는데 그 특유의 자신만만한 태도 덕분에 유니크한 포즈가 됐습니다.

벨링엄은 이 세리머니의 유래를 버밍엄 시티 시절이라 얘기합니다. 프로 첫해였던 2019년 9월 벨링엄은 찰턴 원정 경기에서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뒤 원정 응원을 온 버밍엄 시티 팬들 앞에서 두 팔을 높이 치켜들었습니다. 그리고 큰 이유 없이 이 동작을 계속했는데 벨링엄이 유명해지면서 전 세계 어린이들이 따라 하는 동작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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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링엄의 세리머니를 따라하는 알카라스. / X(옛 트위터)


테니스 스타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US오픈 8강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꺾고 벨링엄의 세리머니를 따라 한 적이 있죠.

알카라스는 US오픈 기자회견에서 테니스와 상관없는 벨링엄 얘기를 꺼내며 “그는 정말 대단하고, 재능 있는 세계 최고 축구 선수”라며 흥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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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발라도 최근 두 팔을 벌리는 세리머니를 했다. / 인스타그램


AS로마의 파올로 디발라, 웨스트햄의 루카스 파케타, 샤흐타르의 다닐로 시칸 등 많은 축구 선수들이 벨링엄의 시그니처 동작을 세리머니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벨링엄 열풍은 이제 시작입니다. 스무 살에 세계 축구를 뒤흔드는 ‘축구 종가’의 골든 보이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릴까요?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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