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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출산은 자아 소멸, 하지 말길"···3년 전 산모 후기 '재조명'

서울경제 김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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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들은 결혼하지 마라. 결혼과 출산은 자아 소멸이다.”

보디필로를 구매한 여성이 3년여 전 남긴 후기가 온라인 상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마음 아픈 쿠팡 바디필로우 리뷰’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첨부된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2020년 11월 e커머스 플랫폼에서 상품을 구매 후기를 이미지로 캡처해 다시 올린 것이다.

원글을 작성한 A씨는 1만1490원에 보디필로를 구매한 뒤 ‘남의 편보다 바디필로우’라는 제목의 장문 후기를 남겼다.

A씨는 "이상하게 임신 이후로 하늘을 보고 자는 게 어려워졌다. 왼쪽으로 자 버릇한 게 이유였을까. 왼쪽으로 자는 게 태아에게 좋다고 해서 왼쪽으로 잤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아이를 낳았다. 남편은 병원비 결제하러 약속한 시간에 온다면서 자느라 오지도 않았다. 결국 나의 엄마가 결제했다"며 "시어머니는 때가 되면 (아기가) 나올 거라면서 자기 몸 아니라고 제왕절개를 반대했고 유도분만 17시간을 버티다가 엄마가 울부짖으며 제왕절개하라고 해서 아기를 낳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자면서도 아기를 바라봐야 했다. 그래서 옆으로 자는 게 더 고착됐다. 그런데 몸의 무게가 옆으로 쏠리는 만큼 허리도 꺾였다"며 "다리 사이에 꺼지지 않는 필로우가 필요하게 됐다. 없을 땐 그 자세로 몇 시간을 자게 되면 다시 다리를 돌릴 때 허리가 끊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A씨는 "필로우 사게 되는 이유가 이렇게 장황하다니 이런 팔자가 참 뭐스럽다. 아무튼 그때의 경험으로 인해 다리 사이에 필로우 하나 끼고 자야 편하게 잘 수 있다"며 "여전히 왼쪽으로 잔다. 내 아이는 내 것이니까 자도 내 아이 방향으로 잔다"고 분개했다.

이어 "제품은 진공을 풀면 부푼다. 그리고 솜은 꺼지지 않는다. 추천한다"고 했다. 끝으로 "한국 여자들은 결혼하지 마라. 결혼과 출산은 자아 소멸이다. 이 고통은 나로 끝나야 한다. 나는 내가 낳은 생명은 꼭 책임지는 그런 팔자로 알고 살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기는 당시 판매 플랫폼에서 220명에게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여성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은 “애 가지는 건 임신부터 출산 육아 다 여자 혼자 감당해내야 되는 XX같은 사회”라거나 “이 나라에서 여자가 결혼하는것에 대해 가진 생각을 완벽히 표현한 문장”라며 공감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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