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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겨울과 봄의 경계

파이낸셜뉴스 홍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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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올까 믿을 수가 없는데."

가수 BMK가 부른 노래 '꽃 피는 봄이 오면'의 가사다. 최상목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처음 열린 기재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을 '꽃샘추위'에 비유했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 우리 경제가 조만간 봄을 맞고 꽃을 피울 거란 전망이다. 그런데 머릿속에 불현듯 이 노랫말이 떠올랐다.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봄을 앞둔 꽃샘추위는커녕 여전히 혹한의 겨울 한복판이다. 꺾일 줄 모르는 고물가에 고금리, 이로 인해 갈수록 쪼그라드는 생활비. 이런데도 조만간 봄날이 올 거라니. 믿기 어려울 법도 하다.

그렇다면 최 후보자의 꽃샘추위는 비약적 발언일까. 자세히 뜯어보니 우리 경제는 지표상 회복세를 보이는 게 맞다. 끝없이 추락했던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고, 고용지표는 기록적 수준이다. 고물가라고는 하지만 작년 6%대 상승률과 비교하면 3%대는 그 절반가량이다. 매일 통계나 지표 같은 숫자를 들여다보는 정책 당국자들 눈에는 분명 경기가 나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재부는 매달 내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올해 처음으로 '경기회복 조짐'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니 사실 꽃샘추위는 적어도 수치상으론 정확한 표현인 셈이다.

문제는 지표의 온기가 민생 분야에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예컨대 물가상승률이 3%대 초반으로 낮아졌지만 어느 품목이든 소비자의 구매가격은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다. 체감물가가 계속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갑이 열리기가 힘드니 내수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다. 일자리 상황도 지표와 괴리가 크다. 취업자 수가 꾸준히 늘고, 10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고용률(15세 이상)은 역대 최고치인 63.3%를 찍었다. 그러나 정작 미래를 책임질 청년층 취업자는 10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다행히 새 경제사령탑은 이 간극을 좁히겠다고 선언했다. 최 후보자는 "부문 간 회복 속도의 차이로 온기가 확산하지 못했다"며 민생안정을 경제팀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역동경제'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이날 기자간담회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추위를 당장이라도 녹일 것처럼 말이다.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이 내놓을 해법을 온 국민은 주목하고 있다. '역동경제'의 의미가 아직은 와닿지 않는다. 2기 경제팀의 야심찬 구호가 선언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계절이 돌아오듯 우리 경제의 꽃샘추위가 하루빨리 풀리길 기대해본다.

홍예지 경제부 차장 imn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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