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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전에 써야 할 돈으로 개인 레저용품 쇼핑한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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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고가의 등산복과 스포츠 의류, 스마트워치 등 개인 물품을 사는 데 공금을 유용해오다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사 현장 감독 업무를 맡은 공무원들에게 안전화, 안전모 같은 용품을 구입하라고 지급된 시설부대비를 개인 용도로 쓴 것이다. 이런 일이 국민권익위원회의 표본조사 대상이 된 지자체 9곳 모두에서 벌어졌다. 총 1300여 명이 적발됐다. 혼자서 2년간 9차례 걸쳐 31개 품목, 496만원어치의 스포츠 용품을 구입한 공무원도 있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세금으로 쇼핑을 한 것이다. 전국 243개 지자체 전체에서 이런 일이 만연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비위는 단순한 세금 도둑질이 아니다. 공무원들이 안전모와 안전화 구입에 써야 할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주말 레저활동비로 썼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공직 사회에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닌지 의심케 한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세월호, 핼러윈 참사와 같은 대규모 인명 사고에선 ‘안전’을 경시한 공무원들이 반드시 있었다. 최근 논란이 된 LH 아파트 대규모 철근 누락 사태도 마찬가지다. 이러니 세월호 이후 해난 사고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도리어 2배 늘어났다.

권익위는 이번에 적발된 기관들에 대해 시설부대비 환수 조치를 요구한 게 전부라고 한다. 비위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 등은 권익위의 권한 밖의 일이라 각 지자체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대부분 한통속인 지자체들이 제대로 된 징계를 할 리 없다. 관행임을 내세워 제 식구 감싸기식 제재만 가할 가능성이 크다. 다시 큰 사고가 나고 많은 인명이 희생돼도 또 전국 각지의 공무원들이 안전에 쓰라는 국민 세금으로 제 스포츠 용품을 살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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