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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가이아나 제물’로 정치쇼

조선일보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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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노리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가운데)이 3일(현지 시각) 카라카스에서 이웃 국가 영토 편입을 골자로 한 국민투표 결과 발표 후 연설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는 4일 투표자 95.9%가 가이아나 땅에 새로운 주를 신설하고 주민들에게 베네수엘라 시민권을 부여하는 데 찬성했다고 밝혔다./AFP 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가운데)이 3일(현지 시각) 카라카스에서 이웃 국가 영토 편입을 골자로 한 국민투표 결과 발표 후 연설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는 4일 투표자 95.9%가 가이아나 땅에 새로운 주를 신설하고 주민들에게 베네수엘라 시민권을 부여하는 데 찬성했다고 밝혔다./AFP 연합뉴스


중남미의 대표적 좌파 지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접경국 가이아나가 실효 지배해온 석유 매장 지역 에세키보를 자국에 편입시키겠다며 국민 투표를 3일(현지 시각) 강행했다.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투표한 유권자의 95.9%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발표했다. 가이아나는 강력하게 반발하며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제를 파탄 내 내년 대선에서 3선 도전에 빨간불이 켜진 마두로가 이웃 약소국을 끌어들여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이아나는 인구와 영토가 베네수엘라의 각각 2.6%와 23%에 불과하다.

투표지 핵심 문항은 에세키보를 베네수엘라 영토 지도에 편입하는 것에 동의하느냐는 것이었고, 베네수엘라 정부는 적극적인 찬성 투표 캠페인을 벌여왔다. 에세키보의 면적은 16만㎢로 가이아나 전체 면적의 4분의 3에 달한다. 국제사회에서는 1899년 만국평화회의 당시 중재재판소에 의해 획정된 현재의 국경선이 통용된다. 이 국경선에 따라 에세키보는 가이아나 영토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이보다 앞선 1777년에 강을 경계로 두 나라의 국경선이 이미 그어졌으며, 이를 근거로 에세키보를 자국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미국 석유회사 엑손모빌이 이 지역에 매장된 원유와 천연가스를 찾아내 본격 채굴이 시작되면서 베네수엘라의 영유권 주장이 거세졌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에세키보와 가까운 국경 지대에 군 병력을 증강하고 군사 훈련을 확대해왔다.

국제사회에서 효력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전무한 투표를 마두로 정권이 밀어붙인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감정을 선동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최근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가 좌파 집권 세력의 경제 실정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정권교체에 성공하는 등 핑크 타이드(중남미 좌파 물결)의 붕괴 조짐이 일자 불안감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2013년 집권한 마두로는 자원 국유화와 과도한 복지정책 등을 밀어붙였고 이 여파로 경제는 피폐해졌다. 야당을 강경하게 탄압한 상태에서 2018년 치른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대다수 서방국가들은 이 선거를 부정선거로 규정했다. 마두로는 투표 결과 발표 후 소셜미디어에 “에세키보 지역을 수호하는 역사적 선거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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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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