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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 캐나다행···“평생 안 돌아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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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혐의 관련 경찰 출두 거부
“강제로 중국 본토에 가고 싶지 않아”
2018년 홍콩 입법회 보궐선거 당시 선거 운동 중인 아그네스 차우(오른쪽). 위키피디아

2018년 홍콩 입법회 보궐선거 당시 선거 운동 중인 아그네스 차우(오른쪽). 위키피디아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아그네스 차우(周庭·27)가 캐나다 체류 중인 사실을 알리면서 “아마 평생 (홍콩으로) 안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차우는 전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석사 학위 과정을 밟은 지 3개월 됐다면서 “원래는 국가보안법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출두하기 위해 이달 말 홍콩에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홍콩 상황과 나의 안전, 정신적·육체적 건강 등을 신중히 고려한 끝에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차우가 공개 발언을 한 것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앞서 그는 2019년 반정부 시위 도중 불법 집회 참가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7개월간 복역하다 2021년 6월 석방됐다.

차우는 투옥 직전인 2020년 8월 반중 일간지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등과 함께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당시 기소는 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그의 여권을 압수했다.

경찰은 차우가 징역을 마치고 석방된 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정기적으로 경찰에 출두할 것을 명령했다.

경찰은 올해 차우가 토론토에 있는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은 뒤에야 중국 선전을 방문하는 조건으로 여권을 되돌려줬다.


차우는 지난 8월 5명의 경찰관들과 함께 선전으로 가 중국 개방에 관한 애국적 전시회에 참석하고 기술기업 텐센트 본사를 방문했다면서 이 여행은 당국이 자신에게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중국 기술 발전의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경찰에 감사를 표하는 서한을 작성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도 했다.

차우는 “더 이상 하기 싫은 일을 강제로 하고 싶지 않고 강제로 중국 본토에 가고 싶지 않다”며 “이런 일이 계속되면 설사 내가 안전하다고 해도 내 몸과 마음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두려움 없는 자유의 가치를 깨달았다”며 “이제 더 이상 체포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고 마침내 하고 싶은 말을 하며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차우는 그동안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려왔다고 말했다.


차우는 현재 복역 중인 조슈아 웡과 함께 홍콩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두 사람이 2011년 결성한 학생운동 단체 ‘학민사조’(學民思潮)는 이듬해 홍콩 정부가 친중국적 내용의 국민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려고 하자 12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반대 운동을 주도해 계획을 철회시켰다. 학민사조는 2014년 79일 동안 벌어진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을 주도했다. 차우는 ‘학민여신’(學民女神)으로 불렸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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