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박수정 PD, 조석영 PD
◇ 채선아> 지금 이 순간 핫한 해외 뉴스, 중간 유통 과정 싹 빼고 산지 직송으로 전해드립니다. 여행은 걸어서, 외신은 앉아서. '앉아서 세계 속으로' 시간입니다. 박수정 PD, 조석영 PD, 나와 계세요.
◆ 박수정, 조석영>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오늘은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 박수정> 일본을 보면 한국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일본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급부상한 비즈니스 사업 모델이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게 도입될까라는 생각으로 한번 가져와 봤습니다. 닛케이 신문의 11월 27일 자 보도인데요. 이른바 취준생 뒷조사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 채선아> 누가 취준생을 뒷조사하는 거예요?
◆ 박수정> 기업들이 취업 준비생들을 뒷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인데요.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인성을 파악하겠다는 명목으로 개인 SNS 계정에 올렸던 글들을 조사하는 기업들이 많아진 거예요. 비즈니스는 기회를 빨리 잡아야 되거든요. 이런 수요가 많아지니까 이 시장에 들어가서 대리로 입사 지원자들의 게시물을 조사해 주는 뒷조사 대행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 조석영> 흥신소라고 부르죠.
◆ 박수정> 흥신소의 취준생 버전이 생긴 거죠. 그런데 도쿄에 있는 한 업체를 여기서 취재를 했는데 2021년에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한 해에 한 수백 건 정도의 클라이언트 의뢰가 있었는데 2022년 한 해 동안은 1만 건이 넘는 의뢰가 들어왔대요.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금융 기업이나 IT 기업 이런 다양한 기업들에서 뒷조사 비즈니스에 문의를 하고 있는데요. 한 사람당 조사하는 데 드는 이 의뢰비용이 1만 6500엔 그래서 한화로 치면 한 15만 원 정도 되거든요. 한 사람 조사하는데 15만 원을 받으니까 얼마나 이게 돈이 쏠쏠한 비즈니스인지
◇ 채선아> **님이 댓글 보내주셨는데요. "아니 취직시켜줄 것도 아니면서 뒷조사를 한다고?" 하면서 벌써 열받아 하셨거든요. 뒷조사가 사실 어려운 건 아니잖아요. 그냥 검색하면 되는데 인사 담당자가 SNS 들어가서 하면 되잖아요. 근데 굳이 왜 돈까지 들이는 거예요?
◆ 박수정> **님께서도 "우리나라 회사에서도 SNS 계정 검색 돌려보는 거 다 하지 않나요?"라고 하셨는데 일본은 좀 다릅니다. 지금 일본 사회에서 이 서비스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가 있는데요. 지원자의 공개된 SNS 계정만 보는 게 아니라 익명으로 사용하는 부계정까지 싹 다 조사한다는 거예요.
◇ 채선아> 그러니까 돈을 쓰는군요.
◆ 박수정> 그렇죠. 그래서 기업에서 지원자의 목록과 신상 정보를 이 업체에 전달한대요. 그러면 그 정보를 바탕으로 이 업체가 가진 노하우를 이용해서 그 사람의 알려지지 않은 부계정까지 싹 다 파악한다는데요. 이 과정이 수십 분에서 많게는 수 시간까지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한 사람이 몇십 개 계정을 갖고 있거나 10개 넘는 계정을 차명으로 이용하고 있는 경우까지도 다 파악할 수 있다고 자랑을 했다고 합니다.
◆ 조석영> 단순히 나의 익명성을 가지고 싶다는 걸 떠나서 요즘에 알고리즘도 워낙 많다 보니까 목적마다 따로 쓰거든요. 예를 들면 저는 고양이만 보는 계정이 따로 있고 뉴스 보는 계정이 있고요.
◆ 박수정> 저도 회사 후배 만나서 물어봤거든요. 계정 몇 개 있냐고 하니까 5개 있대요. 유튜브 계정만 5개 있다고 하는데 저도 그렇거든요. 뉴스 보는 계정 따로 있고 K-POP 덕질하는 계정 따로 있고 음악 저장하는 계정 따로 있고 인스타그램 같은 경우도 정말 친한 친구들만 모여서 사적인 얘기 "회사 다니기 싫다" 이런 거 쓰는 계정은 따로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런 계정이 드러난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거든요.
◇ 채선아> 누군가가 알 수 있다니
◆ 박수정> 너무 사적인 얘기들이 많아서 당황스럽긴 한데 이 기사에서 일본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절반 정도는 다 부계정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고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인스타그램 계정의 한 70% 정도가 부계정을 따로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하거든요. 이제 기업에 입사 지원할 때 이런 부계정까지 다 털리는 거예요.
◇ 채선아> 입사 지원한다고 했더니 내 정보를 갖다 이런 식으로 뒷조사를 한다고요? 이런 식이면 SNS도 입사에 알맞게 전략적으로 운영을 해야 될 것 같아요.
◆ 박수정> 그러니까요. 마치 CBS에 지원하면 CBS 오뜨밀 정말 유익하다는 글을 미리 올려놓는 거죠. 그런데 조사 결과로 인해서 실제로 채용에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오히려 플러스 점수를 받는 경우도 있었대요. 그러니까 건설적인 글, 긍정적인 글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는 글을 올린 경우에 플러스 점수를 줬다고 합니다.
◇ 채선아> 아니 SNS에 누가 그런 글만 올리겠어요?
◆ 조석영> 자소서를 쓰지 왜 SNS를 해요
◆ 박수정> 그런데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사실 더 많겠죠. 감점을 당하기도 하고 채용이 아예 취소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업체에서 조사를 다 한 다음에 각 지원자들을 A, B, C, D 이렇게 4가지 등급으로 점수를 매긴대요.
◇ 채선아> SNS를요?
◆ 박수정> 맞아요. 그럼 '채선아 A등급. 이 사람은 채용하는 데 우려 없음' 이렇게 하는 거고요. 그런데 우려할 만한 게시글이 생길수록 B, C, D 등급으로 떨어진대요. 실제로 감점됐던 사례들을 소개해 드리자면요. 유명인 계정에 집요하게 험담을 남기고 악플을 남겼거나 어떤 사람이 직장 동료 죽어라 이렇게 글을 올린 거예요. 아니면 장난스럽게 신체를 노출하는 사진을 올렸던 경우나 미성년자 때 올린 게시물에 음주 이미지가 있다 혹은 아르바이트 장소에서 영상을 찍어서 올린 적이 있었던 경우에 뒤에서 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 채선아> 아르바이트 장소에서 영상을 올린 건 일하면서 딴짓을 한다?
◆ 박수정> 불량하게 보는 거죠.
◆ 조석영> 만약에 이걸 알면 안 뽑고 싶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수집하는 방법이 정당하냐 이게 애매한 부분이라서
◆ 박수정> 그 부분이 논란의 쟁점이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특히 요즘 친구들 보면 학생 때부터 SNS와 거의 같이 자라더라고요. 학교에서 운영하는 SNS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미성년자 때 기록이 SNS에 쭉 남겨져 있는 건데 미성년자 때 남긴 글들로 인해서 채용에 불이익을 받는 게 맞냐는 논란이 생기는 거죠.
제가 지지난 주에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 같이 나왔던 부통령이 과거에 트위터에 BTS를 욕하는 글을 올렸다가 몇 년 뒤에 그 글이 밝혀지면서 대선 후보 유세 과정에서 엄청나게 역풍을 맞았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일본에서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일반 취업 준비생들까지 내가 썼던 글이 몇 년 뒤에 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거예요.
◆ 조석영> 게임업계에서 일러스트레이터나 개발자가 SNS에 특정 성별을 혐오하겠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는 저격 글이 올라오면 사람들이 항의하고 잘리는 일이 있었거든요. 이게 좀 부당하지 않나 싶은데 제가 정당하게 인정된 사례도 찾아봤어요. 과연 SNS로 사람에게 불이익을 줘도 되느냐. 보건복지부 산하의 준정부기관 직원이 SNS에 상사를 조롱하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렸다 해고당했거든요. 그런데 부당 해고라고 소송을 걸었어요. 그리고 법원에서 해고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더라고요.
◇ 채선아> 그런데 이건 아직 입사도 안 한 취준생들을 뒷조사한다는 얘기잖아요. 취준생은 공인도 아니고 직원도 아니고 왜 개인적인 SNS의 예전 게시물까지 감시받아야 하는지 이 부분에서 저는 정말 화가 나는데요.
◆ 박수정> 이 서비스가 성행하기 시작한 게 코로나19 이후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전에는 대면 면접을 보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말 있잖아요. 들어오는 걸음걸이만 봐도 인사하는 표정만 봐도 눈빛만 봐도 관상을 꿰뚫어 본다.
◇ 채선아> 첫인상 3초에 모든 게 결정된다.
◆ 박수정> 그런데 일본도 분위기가 비슷한가 봐요. 면접관들이 직접 얼굴을 봐야 인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코로나19 때 대면 면접을 못하고 온라인 면접을 하면서 너무 답답한 거예요. 내가 화면으로는 이 사람의 인성을 파악할 수 없다는 걸 불안하게 느껴서 SNS 정보 조사를 의뢰하는 기업이 늘었다고 합니다.
◇ 채선아> 기업 입장에서는 평생 같이 일할 사람 뽑는 거니까 잘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커서 이런 일을 벌일 수도 있는데 과연 SNS로 그걸 다 판별해낼 수 있을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들고요. 일본 취준생들 사이에서의 반응도 궁금해요.
◆ 박수정> 얼핏 생각만 해도 부작용이 많이 생길 수가 있어요. 일단은 잘못 찾을 수가 있잖아요. 이게 박수정의 부계정이라고 했는데 똑같은 이름이 너무 많고 만약에 인적 사항이 학교도 똑같고 전공도 똑같고 이름도 같은 경우에 헷갈려서 내가 불이익을 받았을 경우에 책임져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거죠.
일본의 고용노동부에 해당하는 후생노동성에서는 이런 트렌드에 우려를 표했다고 합니다. 지원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SNS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불법의 소지가 있다고 얘기를 했고 만약 조사 업체가 착오가 있어서 잘못 찾았을 경우에 취업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업에 입사할 때 과연 어디까지가 우리가 평가받을 수 있는 선인지. 요즘에 MBTI도 다 적어서 내라고 한다잖아요. 그러면서 취업 잘 되는 MBTI 순위도 적어서 내라고 하더라고요.
◇ 채선아> 가짜 MBTI를 또 만들어야죠.
◆ 조석영> 저는 들으면서 든 생각이 이런 회사는 취준생도 걸러야 된다, 이렇게까지 할 정도면 나중에 직원 됐을 때 어떻게까지 할지 알 수 없겠는데요?
◆ 박수정> ** 님께서 "제가 고용주라면 오히려 개인의 공간에서 감정을 더 잘 배출한 사람을 뽑을 것 같아요. 스트레스 관리 차원으로"
◆ 조석영> 회사 와서 지르지 말고 혼자 해결해라
◆ 박수정> "그러니까 저 부계정 많다고 자르지 말아주세요. 사장님"이라고 하시네요.
◆ 조석영> ** 님 "이럴 거면 아예 인턴을 받아라" 그렇죠. 면접이나 SNS보다는 일 시켜보는 게 직방이라는 건데 비용이 아마 문제겠죠.
◇ 채선아> 네, 여기까지 오늘 '앉아서 세계 속으로' 박수정 PD, 조석영 PD와 함께 했습니다.
◆ 박수정, 조석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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