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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날 1분 30초 일찍 울린 종료벨… 피해 수험생, 소송 준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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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 16일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 시작에 앞서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다. /뉴스1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서울의 한 고등학교 측 실수로 시험 종료 알람이 약 1분 30초 일찍 울리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 수험생이 집단 소송 준비에 나섰다. 현재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소송에 동참할 수험생을 모집 중이다.

지난달 30일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오르비’에는 ‘경동고 타종 오류로 수능을 망친 수험생들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 수험생이라고 밝힌 A씨는 “평소처럼 시계를 보며 촉박한 시간에 맞춰 답안지를 적고 있었는데 갑자기 종이 울렸다”며 “저를 포함한 고사장의 수험생들은 매우 당황했고, 마킹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종이 치고 난 후 마킹을 하다 제지당하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타종 오류가 발생한 시험은 수능 1교시 국어 시간 때다. 일부 학교에서 방송 시스템에 오류가 생길 가능성을 감안해 수동 타종을 쓰는데, 해당 학교에서 수동 타종을 하던 중 실수가 발생했다는 게 교육청 설명이다. 학교 측은 2교시 수학 시험이 종료된 뒤 1교시 국어 시험지를 다시 배부했고, 수험생들에게 1분 30초 동안 문제를 풀고 답을 기재할 시간을 줬다고 한다. 다만 당시 답안 기재만 가능했고, 수정은 허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수학 영역이 끝난 후 본부 측에서는 부랴부랴 방송으로 타종 오류를 인정하며 희망하는 학생에 한 해 답안지와 문제지를 재배부하고 재시험을 보기로 했다”며 “하지만 재시험에 추가로 붙은 조건은 이미 작성한 답안은 수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결국 마킹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종이 치자마자 일렬로 답안을 찍은 학생들은 추가로 주어진 시간 동안 허공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A씨는 타종이 일찍 쳐 이미 흐름이 끊긴 상황에서, 추가로 부여된 시간은 정상적으로 부여된 시간과 같을 수 없다고 항의했다. A씨는 “마지막 그 짧은 시간에 고민하던 몇 문제의 답을 낼 수도 있고, 대학을 바꾸고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뒤바꿀 수도 있다”며 “본부 측의 안일한 실수로 누군가는 12년을, 누군가는 재수를, 누군가는 그 이상을 허무하게 날려 버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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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수험생을 모집하기 위해 개설된 네이버 카페. /경동고 수능 시험장 피해 수험생 모임


현재 A씨는 변호사 상담을 마친 뒤 피해 수험생을 모집하기 위한 네이버 카페 ‘경동고 수능 시험장 피해 수험생 모임’를 개설한 상태다. 가입은 수험표를 인증해야만 가능하며, 2일 오전 기준 24명이 모였다. A씨는 “교육부 이의신청과 국가배상 청구를 대리해 주실 변호사님과 상담을 마쳤다”며 “소송 비용이나 절차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일찍 울린 수능 종료 타종, 과거 국가배상 소송 사례는

실제로 비슷한 사례가 2020년 12월 3일 진행된 2021학년도 수능 때 있었다.

당시 서울 강서구의 한 학교에서 탐구 영역 1선택과목 시험 중 종료 예정시간(오후 4시)보다 약 3분 먼저 종이 울렸다. 방송 담당 교사가 장비를 잘못 조작한 것이다. 상황 수습은 시험지를 재배부하고 시험 시간을 2분 연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후 수험생 9명과 학부모 16명 총 25명이 국가와 서울시교육청, 해당 교사에게 공동으로 총 88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판결은 어땠을까. 1심에서는 국가가 1인당 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교사의 과실로 정확한 시간에 종이 울리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해 수험생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것이다. 다만 서울시교육청과 교사에 대한 청구는 국가배상으로 충분하다며 기각됐다.

2심에서도 교사 개인에 대한 배상 책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국가배상 액수를 500만원 높여 1인당 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추가로 시간이 주어지긴 했으나 그 시간에 대한 정확한 고지도 없었다”며 “전체적인 시간 안배가 중요한 수능의 특성상 수험생으로서는 시간이 더 주어지더라도 차분하게 집중력을 발휘해 시험을 치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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