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로펌 업계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월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7월 세계 금융 중심지인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는 한 여성 금융인의 이직이 큰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시티그룹에서 ‘알짜 고객’인 로펌을 책임지던 나이지리아 출신 뱅커 볼라 오예산야(Bola Oyesanya). 로펌과 소속 변호사, 로펌 고객들의 금융 서비스를 담당하는 로펌팀을 이끌었던 오예산야가 경쟁사인 JP모건으로 간다고 선언하자 업계는 술렁였다.
이 소식을 들은 마크 메이슨 시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예산야를 직접 만나 잔류를 설득했는데 실패했다. 반면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오예산야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결국 오예산야는 JP모건에 합류했고, 새 직장의 로펌팀을 이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월스트리트에서 뉴욕 최고의 변호사들을 고객으로 잡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의 변호사 리크루팅 업체인 ‘메이저, 린제이&아프리카’에 따르면, 주요 로펌 변호사들은 1년에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까지 벌어들인다고 한다. 이들이 억만장자는 아니지만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고객들이어서 쉽게 거래 은행을 바꾸지 않는 경향도 있다. 로펌을 고객으로 잡기 위한 월가의 물밑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지난 7월 시티에서 JP모건으로 옮겨 간 볼라 오예산야. 그녀는 로펌 담당 월가 최고의 뱅커로 불리고 있다. /JP모건 |
이 분야 전통의 강호는 시티다. 시티는 1971년부터 아이비리그(하버드대 등 미 북동부 8개 명문 사립대)를 졸업한 최고의 변호사들이 즐비한 이른바 ‘화이트 슈(white-shoe) 로펌’을 상대로 영업했다. 특히 이들에게 유리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해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 700개 로펌, 5만여 명의 변호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또 다른 대형 은행인 웰스파고의 경우 2004년부터 주로 뉴욕 외 지역에서 기반을 다졌다고 한다. 최근 로펌 고객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JP모건은 AI(인공지능) 활용법을 프레젠테이션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로펌 잡기에 나섰다. 특히 이들은 로펌의 주니어 변호사들을 타깃으로 하는데, 이들이 나중에 로펌 고위급인 파트너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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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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