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 말을 믿고 홍콩 지수에 연계한 파생상품에 돈을 넣었다가 손실을 보게 생겼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소비자들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위험성을 은행 측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하는데, 금융당국도 은행 직원조차 이게 무슨 상품인지 잘 모르고 판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유덕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A 씨는 경북 상주에서 홀로 지내는 아버지가 수익이 좋을 것이라며 보여준 통장들을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홍콩 지수 연계 파생상품이었습니다.
[ELS 고령 가입자 가족 : 가슴이 턱 막히더라고요. 눈앞이 아찔하면서.]
2021년 1월에 2억을 투자하고, 넉 달 뒤인 5월에 다시 2억을, 그리고 다음 해 2월 1억과 5천만 원, 모두 5억 5천만 원을 넣었습니다.
수십 년 농협 은행만 거래한 90대 노인에게 원금도 보장 안 되는 한 가지 상품만 권했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ELS 고령 가입자 가족 : 난청으로 보청기를 끼고 소통도 잘 안 되시는 분한테. 젊은 사람들한테도 분산 투자 권유를 하는데.]
농협은행 측은 고령자에 대해 금융당국의 판매 절차를 준수했다는 입장입니다.
[ELS 고령 가입자 가족 : 수수료도 보니까 다 1%씩 해서 5억 5천에 550만 원 이미 수수료를 다 뗀 상태더라고요.(농협은행은) 손해 볼 게 없는 거예요.]
2021년 당시는 예금 금리는 2%도 안 됐던 저금리 상황.
정기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가입했는데, 만기가 3개월 뒤인 A 씨 아버지의 2억 원은 현재 기준 40%가량 손실 상태입니다.
금융당국은 과연 은행 직원들은 이 상품의 위험성을 이해하고 있었을까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10~20% 확률로 손실이 나는 위험한 상품으로 상품 구조를 모르고 판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불완전 판매인지는 조사를 통해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은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 현장 검사를 다음 주까지 연장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김민영·김정은·조수인)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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