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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6개월 만에 김천을 K리그1로 끌어올린 정정용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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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안 되나’…공허함은 씻고
3년 함께한 이랜드…미안함은 여전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이 지난 26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프로축구 2부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살짝 웃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이 지난 26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프로축구 2부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살짝 웃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연령별 감독으로 겪은 선수 많아
선수단 ‘프로 의식’ 강조 큰 영향

이랜드 이후 경일대 교수로 재직
지도자 욕심 놓으니 많은 게 보여
이랜드 때 ‘매니저’ 역할 잘했어야

“‘나는 정말 안 되나’라는 공허함은 씻었는데 이랜드에 대한 미안함은 여전했다.”

부임 첫해 김천 상무를 프로축구 1부리그로 끌어올린 정정용 감독(54)은 멋쩍게 웃었다. 막판 역전극으로 2부에서 우승한 행운은 기쁨을 불렀지만 3년 동안 승격을 이루지 못한 채 떠난 서울이랜드는 마음속에 응어리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28일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만난 정 감독의 표정은 기쁨 반, 미안함 반이었다.

지난 26일 김천종합운동장. 김천은 2부리그 시즌 최종전에서 이랜드를 1-0으로 꺾고 승점 71점(22승5무9패)을 기록했다. 부산 아이파크-충북 청주전은 부산이 1-0으로 앞선 채 인저리타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부산이 이기면 2부 우승은 승점 72점이 되는 부산의 몫이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종료 1분 전 충북의 동점골이 터졌고 경기는 1-1로 끝났다. 부산은 승점 70점(20승10무6패)에 그쳤고 다 잡은 우승컵을 김천에 내줬다. 정 감독은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한 뒤 끊긴 것처럼 보인 행운이 나에게 다시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 감독이 김천에 부임한 것은 지난 6월. 당시 6위인 김천은 10경기에서 8승을 챙기며 1위에 올라섰고 그게 막판 우승하는 밑거름이 됐다. 부임 6개월 만에, 최종전에서 남의 손에 의해 되찾은 우승컵. 정 감독은 “행운”이라며 몸을 낮췄다.

이랜드 사령탑을 그만둔 뒤 모교 경일대에 교수로 재직하면서 김천의 제안을 받았다. 정 감독은 “제한된 공간에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김천에서라면 다시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임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선수들과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정 감독은 “내가 연령대별 대표팀 감독으로 겪은 선수들이 많다”며 “선수들은 신뢰가 쌓이면 뛰게 마련이다. 군인인 선수들 심정과 상황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대화를 통해 신뢰를 다졌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언제, 어디, 어떤 상황에서든 프로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강조하면서 선수단 의식을 바꾼 게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경일대에는 엘리트 축구팀이 없다. 정 감독은 “지도자로서 욕심을 내려놓고 학생들 진로만을 고민하며 가르쳤다”며 “학생들과 관련된 많은 걸 챙기고 관리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프로 감독은 선수뿐만 아니라 가족, 코치, 구단 직원, 팬, 에이전트, 심판, 미디어 등 다양한 인사들과 원만하게 지내야 한다. 그래서 유럽에서 축구팀 감독은 코치가 아닌 매니저로 불린다. 정 감독은 “이랜드에서 인프라 구축과 훈련만 열심히 했지 매니저 역할을 잘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매년 절반 이상 바뀌는 선수들로 새로운 팀을 꾸려야 하는 게 김천 감독이 짊어진 숙명이다. 김천은 오는 12월 신입 선수 20명을 모집한다. 정 감독은 “프로에서 많이 뛴 선수들을 우선 뽑겠다는 기준을 마련했다”며 “상무는 거쳐 가는 팀이 아니다. 프로선수로서 자세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하는 선수들만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천은 1부에 올라가도 바로 2부로 떨어지곤 했다. 정 감독은 “1부 리그에서는 잔류가 현실적인 목표다.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는 우승을 노리겠다”며 “신입 선수들이 신뢰와 존중으로 단단해진 분위기에 녹아든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김천에서 열심히 하면 국가대표에 뽑힐 수 있고 더 좋은 팀으로 갈 수도 있다”며 “정신력과 간절함으로 팀 전체가 하나가 될 때 선수도, 팀도 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이 2부리그 우승 메달을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김세훈 기자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이 2부리그 우승 메달을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김세훈 기자


문경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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