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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시스] 전신 기자 =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21. |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 군사동맹은 아니지만 사실상 최고 수준의 협력관계로 한 차원 도약하는 의미다. 1883년 조선이 영국과 수교한 이후 140년 만에 양국 관계가 새로운 시대를 맞는다.
대통령실은 20일 밤(현지시간) 영국과 공동 발표를 통해 윤 대통령이 리시 수낙 총리와 양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한영 간 미래 협력 방향을 담은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국 관계를 기존의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Broad and Creative Partnership)'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Global 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하는 게 골자다.
대통령실은 "다우닝가 합의는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양국의 공동 입장을 강조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 인도-태평양, 중동지역 정세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대한 공동 의지도 담을 것"이라며 "또한 양국은 국제사회에서 규칙기반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G20(주요 20개국) 및 G7(주요 7개국) 등 다자 무대에서의 공조에도 합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방위력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 및 방산 공동수출 MOU(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방산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합동 훈련 확대와 함께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해양 공동순찰을 추진하는 등 국방·안보 분야 협력을 증진해 나갈 방침이다. 사이버 공간을 포함한 전방위적 안보협력을 강화한다.
[런던=뉴시스] 전신 기자 =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런던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3.11.21. |
경제협력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한다. 양국은 기존 한영 FTA(자유무역협정)를 개선하기 위한 협상을 개시하고 미래의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 간 반도체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또 양국 정상은 거시 경제 이슈와 상호 투자촉진 논의를 위한 경제 금융 협력방안과 함께 AI(인공지능), 디지털, 원전, 우주과학, 바이오, 양자 기술,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의 경제협력을 논의하면서 기후위기를 포함한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천명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다우닝가 합의' 채택 및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은 한영 양국이 140년간 다져온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양국 미래세대를 위해 양국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이 과거 영일동맹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만큼 관계가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찰스 3세가 대관식을 마친 이후 첫 국빈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을 초청했다는 사실도 우리나라를 향한 영국의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찰스 3세는 즉위 당시 별도의 공간으로 미국, 중국, 인도 등 영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8개 나라의 지도자를 초청했는데 이 때도 우리나라(한덕수 총리 참석)가 포함됐다.
영국이 이처럼 우리나라에 손을 내미는 건 결국 경제적 이유다. 영국은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이후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놓고 고민해왔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협력국으로 대한민국을 선택했다는 해석이다. 우리나라처럼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원전, 방산, 통신, 조선, 자동차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독보적 기술력과 제조능력을 갖춘 나라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런던(영국)=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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