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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만 가는 트럼프·바이든 양비론, 제3의 후보 당선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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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관 루트 포 프로그레스 활동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 글은 내년 대선을 좌우할 수 있는 변수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1편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이기는 것으로 나오지만 아직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하기 힘든 이유에 대해 지적했다.

늘어가는 양비론자, 제3의 후보 당선 가능성은?

경합 지역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난 10월에 치러진 여론조사에 따르면 약 16%의 유권자가 양비론자로 파악된다. 지난 2016년 대선 출구조사에서도 양비론자는 전체 투표인구의 5분의 1 정도로 나타난 바 있다. 이들의 표심을 노리는 제3지대의 후보들이 하나둘씩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당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로 잘 알려진 로버트 케네디 2세(Robert F. Kennedy, Jr.)는 지난 4월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다가, 저조한 지지율에 10월 무소속 출마로 전략을 수정했다. 그 뒤 실시된 퀴니피액 여론조사에서 바이든-트럼프-케네디 3파전에서 무려 22%의 선호도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18~34세 연령대에서는 지지율 38%로 가장 선호되는 후보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수치는 바이든과 트럼프에 대한 항의일 뿐, 그에 대한 실질적인 지지가 아니다. 케네디 후보의 공약에 대한 대중적 인식은 미미하며, 그의 대표적 정책 입장인 백신 접종 반대와 근거로 제시하는 각종 음모론은 특히 청년층에서 비호감도가 높게 집계되는 주제다. 이 연령대에서 트럼프보다 바이든에 대한 지지도가 현저히 높다는 맥락과 비교했을 때는, 트럼프는 싫지만 바이든 또한 만족스럽지 않다는 불만의 표시로 볼 수 있다.

비슷한 사례로 2016년 대선에 출마했던 개리 존슨 자유당 후보와 녹색당 질 스타인 후보를 꼽을 수 있다. 당시 존슨 후보는 전통적 공화당 지지자와 보수 성향 유권자 중 트럼프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의 표심을 모았고, 스타인 후보는 진보 성향 유권자 중 버니 샌더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들은 선거 80여 일 전까지만 해도 10%와 4%의 지지율을 유지했으나, 결국 둘은 각각 4%와 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역사적으로 제3의 대통령 후보 캠페인은 모두 같은 패턴을 보인다. 출마 선언 직후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지만 모두 공화·민주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현저히 하락하며, 선거일에 다가갈수록 0에 수렴한다. 1980년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존 앤더슨은 출마 선언 당시 24%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실제 득표율은 6.5%에 그쳤다. 1968년 제3당 대통령 후보인 조지 월러스 또한 17%의 지지를 받음에도 14%를 득표했다.

미국 현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3의 후보라 일컬어지는 로스 페로도 마찬가지로 하향세를 걸었지만, 20%대의 지지율을 유지한 뒤 18.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례적으로 높은 득표율은 억만장자인 그의 자금력 덕분에 가능했고, 결국 조지 H.W. 부시 당시 대통령의 연임을 저지했다.

바이든 지지자들은 바로 그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통합을 위해 초당적이고 비정파적인 대통령 후보 내세운다는 기치 아래 정당 아닌 정당을 표방하는 "노 레이블스"(No Labels)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여타 군소정당이나 독립 후보와는 달리 이미 12개 주의 투표용지에 "노 레이블스" 정당 대선 후보의 이름을 올릴 절차를 마쳤기 때문이다. 주마다 등록 요건에 차이가 있지만, 관내 유권자 수백여명의 서명을 받아 시간 내 각 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므로 만만치 않은 조직력을 요한다.

"노 레이블스"는 정치권의 큰손 여럿을 후원자로 두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들은 대개 기업친화적 정책을 지지하는 억만장자들로, 페이팔 전 최고경영자 피터 티엘, 연방대법관에 고액의 선물을 건넨 할란 크로우, 코크 가문 등 보수 진영의 대표 후원금 기부자들이다.

대표적인 중도성향의 상원의원 조 맨친과 밋 롬니가 최근 재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노 레이블스"에 합류할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아 "제3지대론"은 더욱 불붙고 있다. 이들의 실제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비현실적이지만, 바이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퍼뜨려 그의 지지층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측에는 분명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바이든 인기는 낮지만 바이든 정책은 인기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속에서도 지난 2년간 민주당은 전국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2년 여름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임신중지권 보장이 중지된 이후, 전국 각지에서 주 정부 단위로 관련 권리를 보장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켄터키, 미시간, 몬태나, 버몬트 등 5개 주에서는 그해 중간선거 주민투표에 부쳐진 임신중지권 보장 안건이 가결되었다.

이 중 미시간 그리고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에서는 주지사 선거 또한 치러졌다. 공화당 후보들은 모두 이 네 곳 주의회 상·하원 내 압도적 다수 지위를 기반으로 강경한 임신중절 금지 정책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관련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절대 비토(veto)하겠다고 천명한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되었다.

같은 해 캔자스에서 또한 주 헌법에서 임신중지권 보장 관련 조항 삭제 여부가 주민투표 안건이 약 60%의 반대표를 받아 폐기되었다. 이러한 추세는 2023년 오하이오와 버지니아 선거에서도 나타났다. 임신중지권 보장은 예상보다 큰 투표 참여 동기가 된다는 것을 방증하는데, 공화당 강세 주뿐만 아니라 카운티 및 풀뿌리 단계에서도 기존에는 집계되지 않았던 민주당 성향 투표로 반영되고 있다. 이에 애리조나 등 전국 단위 선거 경합지역에서는 임신중지권 보장 주민투표 안건을 2024년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표결에 부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이를 구심점으로 바이든에게 우호적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을 높이려는 것이다.

임신중지권 보장 외에도 바이든의 정책과 성과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높다. 2023년 켄터키, 오하이오, 미시시피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및 어젠다는 기대 이상의 득표를 기록했다. 선거 참여 행태를 분석했을 때 교통 인프라 정비 및 개선, 제조업 및 운송업 노동자 권익 보호, 대기업 독과점 견제, 지역 일자리 창출 등의 메세지에 유권자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특히 시골 지역에서 이례적으로 민주당 지지표가 증가했다. 이는 켄터키에서 민주당 주지사의 연임 성공, 그리고 미시시피에서는 민주당 주지사 후보가 4.5퍼센트포인트의 근소한 격차를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두 지역은 공화당 텃밭으로, 지난 2020년 트럼프는 켄터키에서 62%, 미시시피에서는 5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각 주를 대표하는 연방의원은 켄터키 8명 중 7명, 미시시피 6명 중 5명이 공화당 소속이다.

켄터키 주지사 앤디 베시어는 특히 상기한 주제를 중점으로 본인의 정책 성과와 공약을 부각했는데, 단 한 번도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 전략을 택했다. 즉, 바이든이라는 인물에 대한 지지도는 낮고 그의 성과와 비전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10월 중순 발표된 내비게이터 여론조사 결과에도 나타난다. 전국 유권자들에게 바이든 임기 중 성과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 의약품 가격 인하에 대해 무당층에서는 71%, 공화당 지지층은 64%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통 인프라 투자, 인터넷망 접근성 강화, 수도 시설 정비 등 사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 또한 비슷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나아가 그 외 성과에 대해서 또한 과반수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다수의 대상자들이 이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런 현상은 11월16일자 <뉴욕타임스> 기사에도 다뤄졌는데, 인터뷰에 응한 한 20대 여성은 "임신중지권을 강력하게 지지하지만, 바이든 또한 같은 입장인 줄 몰랐다. 그의 임기 중 여러 주에서 임신중절 금지 정책이 실시되었기 때문에, 그의 탓인 줄 알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바이든의 성과로 인식한 뒤에는 바이든에 대한 긍정 평가 또한 평균 6퍼센트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같은 조사에 나타난다. 특히 바이든도 트럼프도 지지하지 않는 "양비론자" 집단의 경우, 이러한 인식의 제고는 바이든에 대한 지지도를 무려 17퍼센트포인트나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4년 대선 유권자 절반가량이 45세 미만으로 추산, 젊은층 표심은 어디로 갈까?

바이든의 지지층은 크게 노동조합원, 흑인, 40대 미만 청년, 그리고 소수계 인종 등 사회 약자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 대통령 중 최초로 파업 현장에 직접 방문하고 지지를 표한 그를 향한 노조의 지지는 탄탄히 유지되며 이는 곧 중서부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에서 선전할 수 있는 주춧돌이다.

흑인사회 및 청년층으로부터의 지지도는 최근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또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 그를 지지하는 앨라이(ally)들을 통해 대신 유세를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바이든은 이미 이번 대선에 출마하면서 일찍이 버니 샌더스의 공개 지지를 확보해 진보 진영에서의 도전을 방지했고, 2020년 경선 과정에서는 흑인 사회 표심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짐 클라이번 의원과 세드릭 리치몬드 의원의 도움으로 선두주자로 발돋움한 바 있다.

2024년 대선에 참여가능한 투표인구의 절반가량이 45세 미만의 밀레니얼과 Z세대로 추산된다. 최근 브루킹스 연구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연령층은 다른 세대보다 공화·민주 양당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2024년 대선에서 "노 레이블스" 등 제3당 후보를 지지할 의향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을 넘겼다. 또한 대통령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이슈로 이 연령층은 임신중지권 보장과 기후위기 대책을 꼽아, 선거에 가까워질수록 바이든 후보를 지지할 공산이 크다. 특히 이런 성향은 30대 미만 유권자들 사이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버드대학 협력 선거 연구그룹은 18~29세 유권자가 지난 2020년과 2022년 선거에서 전체 투표 참여자의 약 21%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하며, 2024년 선거에는 참여율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2023년 오하이오의 임신중지권 보장 주민투표 안건과 펜실베이니아의 주대법관 선거에서 이 연령대의 투표 참여 인원은 지난 선거에 비해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진보 성향 의제에 대한 지지도가 현격히 높아져 민주당 측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선거 결과를 얻게 되었다.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1년은 긴 시간이다. 여론조사 결과의 표면적인 내용만 가지고는 앞을 내다볼 수 없다.

프레시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장성관 루트 포 프로그레스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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