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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상속 분쟁은 결국 경영권 때문?…녹취록서 나타난 세 모녀의 속내는

아이뉴스24 권용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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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여사 "연경이가 아빠를 닮아서 경영을 전문적으로 잘할 수 있어"
재판부 조정 권유…구광모 회장 측 "최종적인 법원 판단 받는 게 옳아"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유산을 둘러싸고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LG가(家) 세모녀 사이에 법정 공방이 펼쳐지고 있는 싱황이다. 이런 가운데, 구 선대회장의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경영 참여를 원한다는 취지의 녹취가 공개돼 상속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LG 트윈 타워 전경. [사진=LG전자]

LG 트윈 타워 전경. [사진=LG전자]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박태일 부장판사)는 16일 구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두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지난달 첫 변론기일에 이어 하범종 LG그룹 최고재무책임자 겸 경영지원부문장 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재개했다.

하 사장은 2013년 LG그룹 재무관리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그룹 오너일가 재산 관리 업무를 맡았다. 구 선대회장 상속 관련 업무를 총괄한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이날 재판에는 원고(세모녀) 측이 지난해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 분할에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가족 간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피고(구광모 회장) 측 변호인은 하 사장에게 녹취록을 토대로 "구연경 대표가 '선대회장의 유지와 상관없이 분할 합의는 리셋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에 하 사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그동안 원고(세모녀) 측에서 '유언장(승계메모)이 있는 줄 알고 재산분할에 협의했다'는 주장과 배척되는 발언이다. 원고 측은 지난 2월 구 회장으로부터 기망을 당했다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 녹취록에서 김영식 여사가 구광모 회장에게 "내가 주식을 확실히 준다고 했다"고 말하며 사실상 가족 간 합의를 인정하는 장면도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같은 녹취록에서 김 여사는 "우리가 지분을 찾아오지 않는 이상 주주 간담회에 낄 수 없다"며 "연경이가 아빠를 닮아서 (경영을) 전문적으로, 자신 있게 잘할 수 있으니 경영권 참여를 위해 다시 지분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원고 측은 소송 제기 당시 "경영권 분쟁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범종 LG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경영지원부문장 사장이 16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2차 변론 기일에서 증인신문을 마치고 돌아가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하범종 LG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경영지원부문장 사장이 16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2차 변론 기일에서 증인신문을 마치고 돌아가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반면 원고 측은 지난 재판에 이어 차명 재산 존재 여부와 구 선대회장의 유지가 담긴 메모의 파기 경위와 시점 등에 대해 파고 들며 반격을 이어갔다. 특히 LG그룹의 회사 재산으로 알려진 경기도 광주 곤지암 별장의 금고를 유족들에 알리지 않고 연 이유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들은 해당 금고에 피상속인(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가 담긴 메모 등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원고 측 변호인은 "곤지암은 사실상 피상속인의 별장처럼 이용하는 곳인데, 유족들에 알리지 않고 금고를 연 이유가 무엇이냐"며 유지가 담긴 다른 물건은 없었는지, 왜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금고 내 물건을 가져갔는지, 원고들에게는 알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에 관해 물었다.

이에 하 사장은 "곤지암 별장은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닌 영빈관 개념"이라며 "해외에서 회장들이 오거나 중요한 대화를 위해 필요한 공간으로, 그 공간 자체가 회사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고 안에는 별것이 없었다"며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어 내용은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본능 회장이 (금고를 열고) 2∼3일 뒤에 사위(구연경 대표의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에게 금고를 연 취지와 안에 있는 물품에 대해 얘기했다고 들었다"덧붙였다.


아울러 구 회장의 조부인 구자경 전 명예회장 지분에 대한 질문도 오갔다. 하 사장은 구 명예회장이 자기 재산 전부를 피고(구광모 회장)한테 이전하라고 언제 지시했냐는 질문에 "내 지분을 구광모한테 이전하라는 말씀보다 (구광모가) 장차 회장이 돼야 하며 내 지분은 장자한테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자경 명예회장이) 늘 그런 취지로 말씀을 하셨기에 다른 자녀들은 아무런 반발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첫 변론기일 당시 쟁점이었던 구 선대회장의 유지도 재차 언급됐다. 당시 재판에서 하 사장은 2017년 4월 구 선대회장의 LG 지분을 포함한 경영재산이 구 회장에게 넘겨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지 메모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메모는 폐기돼 지금은 없다고 설명했다.

원고 측은 "메모를 폐기한 당사자가 누구냐"며 "문서 폐기 규정이 있냐, 폐기됐다는 걸 언제 알았냐"고 물었다. 이에 하 사장은 "폐기한 걸 직접 보지는 못했고 재량권이 있는 실무자가 (폐기)했다"며 "재무관리팀 업무 관행상 망인이 서명한 문서는 전부 폐기하고 있었고, 구 선대회장의 유지만 특별히 폐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지를 A4용지로 출력해 선대회장에게 서명까지 받았고, 이를 2018년 6~8월 사이에 세 모녀 측에도 직접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세 모녀측은 해당 문서를 확인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증인 심문을 마친 뒤 양측에 상임조정위원 제도를 통한 조정 절차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원고 측 변호인은 "원고 측을 설득해보겠다"고 말했으나, 피고측 변호인은 "재판이 시작되고 증인신문까지 이뤄진 상태에서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게 옳다"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피고(구 회장)에게 의사는 물어보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강유식 전 LG경영개발원 부회장 증인 심문에 앞서 오는 12월 19일에 변론준비절차를 재개하고 향후 일정을 어떻게 진행할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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