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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커피도 돈 주고 못 먹겠어요”…저소득층 위협하는 먹거리 물가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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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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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서 혼자 사는 취업 준비생 장모씨(28)는 올해부터 매일 아침 집 근처 ‘사람인 카페’를 들르며 하루를 시작한다. 취업정보회사 사람인이 운영하는 이 커피숍은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특정 나이대 취업 준비생에게 하루 한잔씩 커피 등 음료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장씨는 최근 오른 물가 탓에 식비 등 고정지출이 커지자 커피값이라도 아껴야겠다는 생각에 유료 커피숍 대신 이곳을 찾게 됐다.

장씨는 “작년까지는 저렴한 커피숍에서 2000원하는 커피를 사 마시곤 했지만 이젠 그마저도 부담스러워졌다”며 “사람인 카페에 가면 줄서서 커피를 받아야 할 정도로 사람이 북적이는데,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싶다”고 말했다.

고물가 추세 속에 특히 식료품이나 외식 가격이 가파르게 뛰면서 저소득층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필수 소비 식품 중 하나인 우유 가격은 지난달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등하면서 기타 유제품 가격도 덩달아 치솟았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 올랐다.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2021년부터 2년간 연이어 5.9%씩 상승했는데 이 같은 추세라면 3년 연속 5% 대 상승이 유력하다.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2020년에는 4.4%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생강 가격이 1년 새 97.0% 상승해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밖에 당근(33.8%), 양파(21.5%), 귤(18.3%), 사과(17.2%) 등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농산물로 가공한 드레싱(29.5%), 잼(23.9%), 치즈(23.1%), 커피(12.8%) 의 상승률도 높았다.

외식 가격 등 음식서비스 물가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올해 1∼10월 음식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 올랐는데, 피자(11.5%), 햄버거(9.6%), 김밥(8.9%), 라면(8.6%) 등 분식이나 패스트푸드 가격은 특히 큰 폭 상승했다. 해장국(7.6%), 비빔밥(7.2%), 김치찌개백반(6.8%), 된장찌개백반(6.5%) 등 한식 메뉴 가격도 상승률도 높았다. 구내식당 식사비도 같은 기간 7.3% 올랐다. 농산물에다 인건비, 공공요금이 함께 오른 것이 반영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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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유 가격은 지난달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4.3% 상승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8월 (20.8%) 이후 14년 2개월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축산 농가가 원유 가격을 인상하자 유업체들이 연쇄적으로 출고가를 인상했다. 아이스크림(15.2%)이나 발효유(14.7%) 등 유제품 상승 폭도 두자릿 수 상승률을 보였다.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오르자 올해 저소득층 생계비 부담은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먹거리 물가는 소득 계층간 지출 편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필수 고정 지출 항목이기 때문에 이 물가가 크게 오르면 소득이 낮은 계층이 더 크게 피해를 보는 것이 불가피하다.

2021년부터 지난 2분기까지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가 식료품·비주류음료에 지출한 금액은 월평균 25만8000원으로 집계되며 같은 기간 월평균 처분가능소득(87만9000원)의 29.4%에 달했다. 여기에 음식서비스에 지출한 금액(13만1000원)을 더하면 1분위 가구는 식비로 월평균 39만원(44.4%)을 지출하는 꼴이된다. 식비 지출이 처분가능소득의 절반에 달했다는 의미다.


반면 처분가능소득 대비 식비 비중은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14.5%에 불과했다. 소득 2분위의 경우 25.7%, 3분위 22.4%, 4분위 19.8% 등 소득 분위가 낮을 수록 소득 대비 식비 지출 비중이 높았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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