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책임회피 의혹에…윤희근 청장 "회피 위한 수사 지시는 안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이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취지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경찰의 책임 회피를 위한 수사 지시는 안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청장은 오늘(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서 경찰의 책임과 조직적 사건 은폐 시도가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천 의원은 "윤 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밤 11시까지 술을 마시고 잠들어 2차례 보고를 보지 못했다고 그동안 주장했다"며 어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참사 관련 연락은 모두 11차례 있었고 윤 청장은 1시간 넘게 답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윤 청장은 "저도 언론 보도를 보면서 그 이후에 확인을 했다"며 "제가 확인하지 못했다고 그동안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은 보고 라인인 상황관리관의 전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천 의원은 "책임 회피를 위해 보고를 축소하고 거짓 해명한 것으로 국민들이 판단하시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참사 직후인 0시 40분쯤 누군가 윤 청장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점을 언급했습니다.

해당 메시지에는 '경찰이 주도적으로 신속 수사해 구청장급 이상에 안전책임을 귀책시켜 초기 가닥을 명쾌히 가져가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여기에 윤 청장은 '잘 알겠습니다'라고 답장했습니다.

이를 두고 천 의원은 "누구에게 받은 메시지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윤 청장은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저도 어제 언론 보도를 보면서 당시에 이런 게 있었구나 인식을 했다"며 "이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텔레그램 기능을 활용해 확인하려고 했는데 메시지 자체가 제 전화기에 지금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천 의원은 "긴박한 상황에 이런 중요한 향후 대응과 방향 내용을 담은 지시가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게 해명이 되나"라며 "행정안전부 장관님이 보냈나, 대통령실에서 보냈나, 경찰청장이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변을 할 정도의 지위에 있는 사람인가"라고 다시 물었습니다.

윤 청장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며 "저도 경황이 없었고 당시 상황관리관을 포함해서 서울청장 등 많은 참모와 업무 연락을 하고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윤 청장은 참사 당일 새벽 3시쯤 '너무 많은 희생자가 나와 어디선가 책임 얘기가 나올 수 있다. 신속히 우리 청 조치사항이 대통령(V) 등에게 실시간 보고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간부 2명에게 보낸 것에 대해선 "이것도 보도를 보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윤 청장은 "당시 신속하게 현장을 구조할 수 있도록 최대 인력을 동원하고 교통 관리와 구조를 하라는 업무 지시가 선행됐다"며 "그 이후 원인이나 책임에 대한 문제가 당연히 불거질 것이기 때문에 증거가 인멸되기 전에 신속하게 수사하라는 지시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송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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