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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국채, 더 뛰는 회사채…기업들 자금사정 빠듯해진다

한겨레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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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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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기업 자금조달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채권을 찍기 위해 기존보다 ‘웃돈’을 많이 얹어줘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고채와 은행채처럼 일반 기업보다 수요가 많은 채권이 꾸준히 발행되면서 신용도가 낮거나 업황 전망이 밝지 않은 기업의 회사채를 밀어내는 모양새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최근 3년 만기 국고채와 회사채(무보증 AA-) 간의 금리 차이는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달 초만 해도 75.8bp(1bp=0.01%포인트)였던 회사채 스프레드는 23일에는 80.6bp 수준으로 벌어졌다.

스프레드란 채권의 발행 주체가 얹어줘야 하는 추가 금리를 나타내는 지표다. 채권의 핵심은 신용이기 때문에 신용이 낮을수록 이자(금리)를 더 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스프레드는 가장 안전한 자산인 국고채를 기준으로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의 차이를 주요 지표로 삼는다. 자금시장에 유동성이 많고 원활하다면 스프레드는 줄지만 시장 내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스프레드는 커진다.

최근 회사채 스프레드가 조금씩 오르는 데에는 고금리 장기화와 함께 국내 채권시장의 수급 요인도 영향을 주고 있다. 1년 전 채권시장 경색 사태 때 금융권이 조달했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확충해야 하는 수요가 있는 데다가, 일반 회사보다 신용도가 우수한 공공기관 등도 세수 부족의 영향으로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어서다.

실제 이달 들어 회사채와 기타금융채는 순상환인 반면, 신용도가 더 높은 국채·지방채·은행채는 순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순발행은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갚은 것보다 새로 채권을 찍어 자금을 조달한 규모가 더 컸다는 의미다. 특히 은행의 경우 월별 만기 도래 물량의 125%로 제한됐던 은행채 발행 한도가 이달부터 폐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스프레드가 이달 들어 확대되기 시작했다”며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도 있지만, 국채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수급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회사채 시장에서는 신용등급과 업종 등 기업마다 온도 차가 두드러진다. 2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 자료를 보면, 신용등급 AA 이상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8월 40.8%에서 9월 65.5%로 증가했다. 반면 BBB 등급 발행 비중은 8월 27.6%에서 9월 4.1%로 감소했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길 꺼리거나 도전했다가 원하는 만큼의 발행에 실패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에서는 은행과 달리 예금 유치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없고 신용도도 낮은 카드사나 캐피탈사가 만기 1년 미만인 단기사채(전단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이 발행하는 여전채 금리가 오른 데다가 순발행을 이어가는 은행채에 수요가 밀리는 탓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카드·캐피탈사는 증권사, 일반기업·공기업 등과 비교해 유일하게 전 분기 대비 더 많은 단기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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