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보험금 충분하면 사망률 '뚝' 떨어진다는데…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소득이 적을수록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암 진단보험금이 사망률에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치료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수록 상급병원 이용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래프=한화생명)

22일 한화생명이 발표한 ‘암 보험금지급 통계’에 따르면 소득과 암 사망률은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이는 한화생명이 2008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암 보험금 지급 고객의 소득수준에 따른 암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다.

저소득(1분위) 고객의 암 사망률은 31.8%로 소득분위 중 가장 높았고 이어 △2분위 29.9% △3분위 28.4% △4분위 26.8%로 나타냈다. 고소득(5분위) 고객 암 사망률은 20.7%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고, 저소득(1분위) 고객과 비교하면 1.5배 낮았다.

암 진단보험금도 암 사망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분한 암 진단보험금을 가진 환자는 암으로 사망할 확률도 낮아졌다. 한화생명이 분석한 암 보험금 수령고객의 5년 이내 사망률에 따르면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암 사망률은 34.4%인 반면 암 진단금을 5000만원 이상 보유한 고객의 암 사망률은 15.7%로 절반 이상 줄었다.

(그래프=한화생명)

또 암 진단보험금을 충분히 보유하면 소득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암 사망률이 낮게 나타났다. 즉 고소득자라고 하더라도 암 진단보험금이 있는 환자의 사망률이 더 낮다는 의미다. 소득 5분위의 전체 암 사망률은 20.7%였지만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원 이상 보유한 고수득자의 암 사망률은 12%로 뚝 떨어졌다. 반대로 고소득자라도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경우 사망률은 29%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돈을 적게 벌더라도 암 진단보험금이 5000만원 이상 보유한 경우 암 사망률은 18.1%로 더 낮았다.

이는 목돈의 보험금이 질 좋은 의료기술과 의료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암 진단보험금을 많이 보유할수록 암 치료 도중 기존 병원 대비 상급병원으로 병원을 변경하는 ‘전원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상급병원으로 전원율은 24% 정도였으나, 5000만원 이상 보유한 고객은 44%로 나타났다.

암 진단보험금이 암 환자 생존율을 상승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지만, 실제 암보험을 충분히 보유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화생명 전체 고객 약 614만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보험금 보유현황을 살펴본 결과, 약 85%에 이르는 고객은 암 진단보험금이 5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1억원 이상의 충분한 보험금을 보유한 고객은 전체 고객의 2.6%에 불과했다.

진경원 한화생명 데이터랩 팀장은 “암 발생을 막을 방법을 찾기 힘들지만, 암 보험을 통해 사망률을 낮추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을 빅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며 “보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납입 보험료를 고려할 때 암 진단보험금 5000만원 정도가 암 생존율을 상승시킬 수 있는 적정 수준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