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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물리학상에 ‘아토초 연구’ 3인… “전자 세계 관찰의 길 열어”

동아일보 최지원 기자,박효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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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경분의 1초 변화 측정”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전자의 움직임을 볼 수 있게 해준 아토초 펄스광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관찰의 영역을 원자, 분자에서 전자까지 넓혀줌으로써 물질 내부에서 일어나는 양자역학적인 현상을 포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3일(현지 시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피에르 아고스티니 미국 콜럼버스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페렌츠 크러우스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장, 안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세 과학자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6000만 원)를 3분의 1씩 나눠 갖게 된다.

노벨 위원회는 “(세 과학자는) 전자 세계를 탐구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를 인류에게 제공했다”며 “아토초 물리학은 전자에 의해 지배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했다”고 평가했다.

아토초 펄스광은 100경분의 1초인 아토초 단위로 물질 변화를 측정할 수 있게 해준다. 아토초 펄스광이 개발되면서 전자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포착할 수 있게 돼 그간 보지 못했던 다양한 물리 현상 및 생명 현상을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전자이동 포착 ‘아토초 펄스광’ 개발 기여

노벨물리학상에 ‘아토초 펄스’ 3인
“아토초 물리학 발전-확장에 기여”
양자역학-화학-바이오 등 발전 가능
륄리에, 5번째 물리학상 女수상자


스웨덴 왕립과학원 관계자(오른쪽)가 3일 아토초 펄스광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 3명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발표하고 있다.  스크린에는 심장이 약 1초에 한 번 뛴다는 설명과 함께 ‘아토초는 100경분의 1초’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스톡홀름=AP 뉴시스

스웨덴 왕립과학원 관계자(오른쪽)가 3일 아토초 펄스광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 3명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발표하고 있다. 스크린에는 심장이 약 1초에 한 번 뛴다는 설명과 함께 ‘아토초는 100경분의 1초’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스톡홀름=AP 뉴시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1925년에 ‘전자의 세상은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아토초 물리학으로 이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3일(현지 시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한 에바 올손 노벨 물리학위원회 위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양자역학의 대부인 하이젠베르크도 꿈꾸지 못했던 ‘전자’라는 미시의 세계를 이제는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피에르 아고스티니 미국 콜럼버스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페렌츠 크러우스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장, 안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교수는 빠른 전자의 움직임을 ‘순간 포착’할 수 있는 아토초 펄스광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아토초는 100경분의 1초로 어마어마하게 작은 시간 단위다. 벌새는 1초에 약 80번 날갯짓을 한다. 하지만 사람 눈에는 정확한 날개가 보이지 않고 날개 부분이 흐릿하게 보일 뿐이다. 미세한 움직임을 정확하게 포착하려면 그만큼 짧은 시간을 끊어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아토초 펄스광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것이다.

그간 과학자들은 원자, 분자, 전자 등 미시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 아토초 단위의 속도로 날쌔게 움직이는 입자이기 때문에 그간 전자의 운동이나 분포를 확인할 수 없었다.


전자의 움직임을 보려면 전자보다 더 빠른 속도로 빛을 내는 일종의 카메라 ‘플래시’가 필요하다. 올림픽에서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육상 선수를 촬영하려면 그보다 더 빠르게 셔터를 눌러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1980년대까지는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가장 짧은 레이저 단위는 펨토초(1000조분의 1초)라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륄리에 교수가 1987년 적외선 레이저의 주기성을 이용해 아토초 수준의 짧고 강한 빛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아고스티니 교수가 연속적인 아토초 펄스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지속 시간이 250아토초에 머물렀다. 크러우스 소장은 아고스티니 교수 연구를 기반으로 펄스 지속 시간을 2배 이상인 650아토초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남창희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는 “륄리에 교수와 아고스티니 교수는 초창기 아토초 펄스 개발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크러우스 소장은 이를 토대로 아토초 물리학을 발전시키고 확장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학계에서는 아토초 펄스광의 개발로 전자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양자역학 분야는 물론이고 화학, 바이오 분야 역시 크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령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거나 혹은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물질의 제어가 쉬워지고 이는 신소재 개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리의학상에 이어 물리학상에서도 여성 과학자가 수상자로 선정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노벨상 중에서도 물리학상은 여성 수상자가 극히 적었다. 지금까지 총 222명의 수상자가 나왔지만, 여성은 단 4명이었다. 이번 수상으로 륄리에 교수는 5번째 여성 물리학상 수상자가 됐다. 륄리에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 수상자 중 여성이 드물기 때문에 매우 특별하다”고 말했다.

아토초 펄스광전자의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는 극도로 짧은 파장을 지닌 빛. 아토(atto)초는 100경분의 1초에 해당. 아토초 펄스광을 통해 원자나 분자 수준에 머물렀던 과학기술의 능력을 전자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음.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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