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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올 한 해 편입생만 4만 명… 바닥부터 흔들리는 대학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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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의 편입학 모집 인원이 3만9635명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신입생 전체 모집인원(약 35만 명)의 11.4%에 해당하는 수치다. 타 대학에서 2학년을 마친 학생들을 3학년으로 뽑는 편입학의 증가는 대학 1, 2학년생들의 중도 이탈이 많다는 의미다. 대학으로선 신입생 9명 중 1명꼴로 나가 버리는 바람에 학교 운영이 어려워져 그 수만큼 편입학으로 채우려는 것이다. 서울 9개 주요 대학도 예외가 아니어서 5년 새 55%나 늘었다.

편입학의 증가는 재수를 포함한 N수 열풍에서 비롯된다. 최상위권 성적 학생 중에 자연계나 이공계로 간 경우 의대에 가기 위해 자퇴해 재수를 택한다. 또 2022학년도에 문·이과 통합 수능이 도입된 후 이과생 가운데 명문대 간판을 위해 문과 학과를 택한 학생들도 다시 수능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정시 확대로 인해 재수생에게 밀린 고3 학생들도 한두 등급 낮은 대학에 진학했다가 더 상위권 대학을 가기 위해 재수 행렬에 동참한다. ‘더 좋은 학벌’을 위한 자퇴-재수가 연쇄 반응처럼 편입을 부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편입이 과도하게 늘면서 대학교육은 점점 황폐화되고 있다. 편입을 위해선 적어도 1년 이상 준비에 매진해야 한다. 그 기간 동안의 대학 전공교육은 사실상 의미 없게 된다. 또 서울 주요 대학들이 편입 규모를 확대하면서 중하위권 대학이나 지방대에서 결원이 발생하는 도미노 현상이 생겨난다. 편입 충원마저 힘겨운 지방대는 고사 위기에 빠지고 있다.

비정상적인 자퇴나 편입의 고리를 끊어내려면 당장은 문·이과 통합, 정시 확대 등 입시 제도를 재검토하고, 대학에 학생 선발의 자율성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대학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학생이 많은 건 여전히 학벌주의가 우리 사회에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공계 출신 학생이 적성에 안 맞는 철학 수업을 듣고 있고, 상위권 대학 편입시험을 위해 1년을 허송세월하는 현실에서 대학의 인재 양성을 통한 국가의 경쟁력 향상은 꿈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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