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내 수출 부진이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3고 위험(고환율·고금리·고유가)’까지 다시 불거져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기대를 걸고 있는 상저하고형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3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돌 확률도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 살아날 기미 안보이는데…다시 찾아온 ‘3고 리스크’
24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7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5% 감소했다. 38개 OECD 회원국 중 아직 통계가 집계되지 않은 콜롬비아를 빼면 노르웨이(-50.2%), 에스토니아(-19.4%), 리투아니아(-16.4%) 다음으로 감소폭이 컸다.
‘3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 회원국)’ 7개국 중에서는 한국의 수출 감소율이 가장 컸다. 한국의 수출 감소율은 지난 6월(-7.1%·17위)을 빼면 올해 들어 매달 2~4위권에 머무르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한국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경기 부진은 글로벌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7월 한국의 전체 교역액 및 총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 20.9%, 19.6%로 집계됐다. 국내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액 비중은 같은 기간 45%에 육박했다.
여기에 ‘3고 위기’가 최근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경계심을 높인다. 원·달러 환율이 상당 기간 달러당 1300원을 웃돌면서 고환율이 유지되고 있는데다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랐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지난주 평균 가격은 배럴당 94.4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는 올해 초 70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로 구성된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가 최근 감산을 연장키로 결정하면서 다시 치솟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환율·고유가는 에너지 수입비용과 각종 생산비용을 늘려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추세는 장기화할 조짐을 보여 전세계에 긴축 공포를 다시 드리우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준 홈페이지 |
성장률 3년 연속 OECD 평균 하회 유력…만성 저성장 시작됐나
이같은 대내외 환경에 따라 한국 경제 성장률이 역대 처음으로 3년 연속 OECD 회원국의 평균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유력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 추세가 이미 만성화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OECD는 지난 19일 중간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수준인 1.5%로 유지했다. 미국(2.2%)과 일본(1.8%), 프랑스(1.0%)의 성장률 전망치가 같은 기간 각 0.6%포인트, 0.5%포인트, 0.2%포인트씩 상향 조정된 것과 대비된다.
OECD는 지난 6월 회원국 38개국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추계했다. OECD가 오는 11월 경제전망에서 전세계 성장률을 높여잡고, 한국은 하향 조정한다면 한국의 성장률은 올해도 OECD 평균을 밑돌게 된다. 2021년과 지난해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은 각 5.8%, 2.9%였는데, 국내 경제 성장률은 이에 못미치는 4.3%, 2.6%로 각각 집계됐다.
OECD 9월 중간경제전망. 기재부 제공 |
정부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가 올해 1.4% 성장할 것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3%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 둔화 가능성, 중국의 경기부진 등을 감안하면 한국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 부진했던 기저효과를 기대하더라도 연말까지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할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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