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전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단식 23일 접어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식 입장문을 냈다. 이에 맞춰 민주당은 당무위 결의로 단식 중단을 요청하고 나섰다.
전날 국회는 본회의에서 이 대표에 체포동의안을 표결, 재석 295명 중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구속 여부를 앞두고 지금처럼 누워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수렴된 거로 보인다.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받는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6일 결정된다.
22일 이 대표는 “촛불로 국정농단 세력을 몰아내자 검찰 카르텔이 권력을 차지했다”면서 “검사 독재정권의 폭주·퇴행 막고 민생·민주주의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당 공보국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울 정치 집단은 민주당”이라며 “민주당이 무너지면 검찰 독재의 폭압은 더 거세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부족함은 민주당의 주인이 되어 채우고 질책하고 고쳐주십시오”라며 “이재명을 넘어 민주당과 민주주의를, 국민과 나라를 지켜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검사 독재정권의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 파괴를 막을 수 있도록 민주당에 힘을 모아 주십시오”라며 “당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 대표는 “더 개혁적인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 더 민주적인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 역사는 반복되면서도 늘 전진했다. 국민을 믿고 굽힘 없이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입장문 발표 후 민주당은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그간 단식을 고집하던 이 대표에게 중단할 명분을 만들어 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단식 중단 요청에서 단식을 이어온 이 대표이기 때문이다.
이날 민주당 당무위원회에서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당무위 결의로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윤석열 정권 내각 총사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당무위 결정에 앞서 우원식, 정성호, 박주민 의원 등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이 대표가 입원 중인 녹색병원을 찾아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이날 오후 6시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기일을 오는 26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유창훈(50·사법연수원 29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심리한다.
영장심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26일 밤이나 27일 새벽 결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가 출석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이 대표가 출석할 의지가 있으나 건강 상태를 이유로 기일 연기를 요청하면 법원이 검찰 측 의견까지 확인한 뒤 심문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
원칙적으로 영장심사에는 피의자 본인이 출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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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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