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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뇌 임플란트’ 실험

조선일보 박종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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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FDA로부터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Neuralink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FDA로부터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Neuralink


미소 냉전 시절부터 과학자들은 ‘V2K’라는 기술을 연구해왔다. 음성을 두개골에 직접 송신하는 장치로, 특정한 파장의 전파를 쏘면 귀에는 안 들리고 상대방 두개골 속 뇌신경에 공명한다. 소리가 없는데 뇌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인지하게 된다. ‘신의 목소리 무기’로 불린 이 기술은 이라크 전쟁에서도 미군이 사용했다고 한다. 이라크군을 향해 ‘무기를 버려라’ ‘나는 알라다’ 등의 음성 메시지를 특수 전파 발생 장치로 쐈다. 전의를 상실케 하려는 의도였다.

만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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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기관을 통하지 않고 뇌와 직접 소통하려는 인류의 시도는 ‘뇌 임플란트(이식)’로 이어졌다. 인간의 두개골을 열고 뇌에 전극을 이식해 뇌 속에서 발생하는 생체 전기 신호를 컴퓨터로 해석하는 기술이다. 뇌 임플란트가 사람에게 처음 시도된 것은 1998년이다. 미국 에머리대에서 전신마비 환자의 머리에 전극을 삽입해 간단한 단어를 입력하는 데 성공했다. 2015년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에서 루게릭병 환자 뇌에 전기장치를 연결해 환자가 글자를 떠올리면 컴퓨터가 이를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알파벳 한 글자를 표현하는 데 수십 초가 걸렸다.

▶지난해 말, 뇌에 임플란트 칩을 심은 ‘사케’라는 이름의 원숭이는 컴퓨터 화면에 뜬 자판기에 반전되는 알파벳을 머리로만 따라가며 눌러 글자를 만들어냈다. ‘텔레파시 타이핑’이다. 일론 머스크가 만든 뇌 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도 2021년 원숭이 뇌에 칩을 심어 머리만으로 컴퓨터 ‘핑퐁’ 게임을 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시연회 마이크를 잡은 머스크 뒤로는 영화 ‘매트릭스’ 화면에 나오는 것 같은 검은 배경에 초록색 줄이 흘러갔다. 머스크는 “실제 신경 시그널의 모습”이라고 했다.

▶머스크의 뉴럴링크가 자신의 뇌에 실제 컴퓨터 칩을 심을 첫 임상 시험 참가자 모집에 나섰다. 경추 척수 부상이나 루게릭병 등으로 인한 사지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6년에 걸쳐 시험한다고 한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얼마나 참가자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뇌 임플란트 관련 기술들이 현재까진 대부분 일회성이거나 동물에게만 실험돼 왔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860억개의 신경세포가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가장 큰 미지의 분야로 남아있다. 뇌 임플란트가 인류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까진 아직 멀고 험한 길이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정도로 미친 사람들이 결국 세상을 바꾼다. 머스크도 논란은 있지만 ‘제대로 미친’ 이 범주에 드는 인물이다.

[박종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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