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한국?"…몽골서 존재감 높이는 'K-유통'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여기가 한국인지, 몽골인지 헷갈릴 정도네요."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몽골 여행을 다녀온 이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건넬 정도로 몽골이 K-유통의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유통업체가 진출하기에 마냥 '블루오션'으로 여겨지지는 않지만 한국산에 대한 인식이 좋아 업계는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는 한국 문화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몽골과 동탄을 합친 '몽탄 신도시'라는 별명까지 생겨났다. 몽골 거리에서는 한국 편의점과 물건, 패션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몽골 전체 인구 중 40대 이하의 젊은 층 인구가 70%에 육박해 한류 문화에도 익숙하다.

몽골 이마트 4호점 오픈 첫날 계산대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사진=이마트]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업계가 몽골에서 '가성비'를 무기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몽골은 제조 인프라가 부족한 시장 특성상 수입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시장 판매가가 다소 높은 편이다. 한국산은 품질이 좋으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마트는 지난 7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이마트 4호점을 열었다. 2016년 처음 매장을 연 이후 4년 만이다. 2호점은 2017년, 3호점은 2019년 오픈했다.

이마트는 현지 기업 알타이그룹과 협약을 맺어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한다. 이마트가 브랜드 및 상품 그리고 점포 운영 노하우를 몽골 매장에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다.

이마트는 4호점에 한국 문화를 대거 담았다. 식음 코너에서는 김밥,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을 즉석 조리해 판매하고, 이마트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인기 있는 노브랜드 제품은 감자칩, 버터쿠키, 쌀과자 등이고 생필품 중에선 물티슈가 인기가 많다. 1~3호점에서 올해 1~7월 노브랜드 판매액은 전년 동기보다 58% 늘었다.

몽골 서클 그룹이 운영하는 오르길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홈플러스 PB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는 PB 상품으로 이달 초 몽골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몽골 '서클(CIRCLE)' 그룹과 계약을 체결해 이달 초부터 울란바토르 지역 할인점인 '오르길', '토우텐' 등 14개 매장에서 PB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홈플러스는 식품매장 전면에 대표 상품을 배치했다. 취급 품목은 '홈플러스시그니처' 가공식품·조미료, 건면, 대용식, 비스킷·스낵·캔디, 음료·생수 등 먹거리와 화장지·물티슈 등 생필품으로 200여 종이다.

홈플러스는 몽골에서 PB를 처음 선보인 일주일 동안 콜라·커피·캔디 등 제과·음료 품목과 물티슈 등 제지류가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PB 상품을 지속 확대해 몽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CU 몽골 300호점 모습. [사진=CU]

국내 편의점 업계도 매달 신규 점포를 꾸준히 열며 몽골 시장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CU가 업계 최초로 2018년 8월 몽골 시장에 진출해 현재는 340여 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몽골 편의점 업계에서 CU의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GS25는 2021년 5월 울란바토르에 3개 매장을 동시에 열었다. 지난달 말 기준 몽골 GS25는 231점까지 확대됐다. 2025년 500점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몽골에서 한류 열풍이 강해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이라며 "현지에서도 매출 등 반응이 확실하게 나타나니까 업계도 몽골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양상이다"라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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