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김혜빈 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김 씨는 지난 3일 최원종이 벌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다. 뉴시스 |
“정말 밝은 친구였는데….”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해자 고(故) 김혜빈 씨(20)의 빈소가 마련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친구들은 눈물을 훔치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김 씨는 지난 3일 서현역 인근 인도에서 피의자 최원종(22)이 몰고 돌진한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로 연명치료를 받아오다 전날 오후 9시 52분경 끝내 숨졌다.
29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혜빈 씨 빈소에 걸려있는 영정. 뉴시스 |
이날 빈소는 김 씨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김 씨의 친구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과 잘 어울리던 성격 좋은 친구였다. 늘 밝던 친구가 사건 피해자로 사망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흐느꼈다. 또 다른 친구도 “혜빈이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해 정말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며 “꿈이 많은 친구였는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당시 사고 소식을 접한 친구들은 즉시 김 씨가 치료받았던 아주대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가족도 10분 정도만 면회가 가능했기에 친구로서 병문안을 갔어도 직접 얼굴을 보지 못해 병원 로비에서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29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혜빈 씨 빈소에 편지들이 놓여있다. 뉴시스 |
사건이 발생한 서현동이 지역구인 이기인 경기도의원(국민의힘)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미대생 혜빈이는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으려 미술학원 아르바이트를 했던 성실한 학생이었다”며 “본인이 의지했던 사람들처럼 누군가에게 의지가 될 수 있는 ‘좋은 어른’이 되길 바랐던 바른 학생이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생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고비가 있을 때마다 좋은 어른들이 있어 준 것이 감사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적었다고 한다.
이 의원은 김 씨의 이름과 영정을 공개하며 “유가족들은 더 이상 혜빈이가 익명으로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기억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들어 이렇게 혜빈이의 빈소에서 알린다”고 전했다.
유족은 “가족에게 많은 사랑을 준 외동딸이었다. 밝고 장난기가 많았다. 책임감도 강했다”고 김 씨를 떠올리며 김 씨의 이름과 영정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허락했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 56분경 서현역 AK플라자 백화점 인근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인도로 돌진한 뒤 차에서 내려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그의 범행으로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검찰은 이날 최원종을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죄로 구속기소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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