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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20년, 작가로 컴백한 배우 강혜정

중앙일보 권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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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에세이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을 펴낸 배우 강혜정. 일상 속 단상부터 어린 시절의 회상까지 4년 동안 적어 내려간 글을 모았다. [사진 달 출판사]

첫 에세이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을 펴낸 배우 강혜정. 일상 속 단상부터 어린 시절의 회상까지 4년 동안 적어 내려간 글을 모았다. [사진 달 출판사]


영화 ‘올드보이’(2003)의 횟집 요리사 미도로, 또는 ‘웰컴 투 동막골’(2005) 속 산골 소녀 여일로 그를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21살에 찍은 ‘올드보이’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바보와 요부를 오가는 얼굴로, 20대에 한국 영화의 황금시대를 함께했던 배우 강혜정(41)이 작가로 돌아왔다. 첫 에세이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달 출판사)을 펴냈다.

그는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내 안에 있는 말풍선을 엮은 책”이라며 “하고 싶은 말이 돌아다니는데, 누구를 만나 이야기하기보다 글로 적는 게 좋을 것 같아 휴대폰 앱으로 생각 날 때마다 문자 메시지 보내듯 메모했다”고 말했다.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공항이나 분식집에서 낯선 이들과 만나 벌어진 일로 단단한 껍질이 조금씩 균열을 일으킨 느낌도, 데뷔 초 설레고 아팠던 기억도 적었다. 16살에 데뷔작인 드라마 ‘은실이’(1998)에서 악역을 맡았다가, 지나가던 아주머니로부터 “은실이 너무 괴롭히지 마라. 너 너무 못됐더라”라며 등짝을 맞던 기억은 “아프고, 따끔하고, 억울했지만, 눈물이 핑 돌 것 같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성장할수록 발판은 피라미드처럼 좁아지고 있었고, 한 발 한 발 디딜 때마다 바닥을 두드려볼 틈도 주어지지 않았다.…또 한 번의 총성이 울린다면 나는 완주해낼 수 있을까. 어쩌면 스타트라인에 서 있을 용기가 있을지조차 모르겠다”(34~35쪽)며 배우로서 새로운 상황과 마주하는 긴장감도 털어놓았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나 같은 직업에 몸담은 분들이 비슷한 생각일 것 같다. 다음 작품을 만날 때마다 막막하고, 새로운 상황에 놓이게 되면 잘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생긴다”고 했다.

웰컴 투 동막골.

웰컴 투 동막골.



Q : 4년간 적은 글이 첫 책으로 나왔다.

A : “글을 쓰다 보니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 남편(타블로)에게 보냈는데 반응이 좋았다. 칭찬이 무서운 게 계속 쓰게 되더라. 쓸 때마다 타블로씨에게 보냈고, 그 글이 달 출판사 대표(시인 이병률)에게 전해졌다고 나중에 들었다. ‘내 글이 또 다른 독자를 맞이했구나’ 하고 설레는 한편 ‘아 이제 어쩌나’ 싶었다.”

Q : 책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 : “독자 한 분이라도 ‘나만 외톨이가 아니구나’ ‘나만 이렇게 생각하고 사는 게 아니구나’ 하신다면 감사하겠다. ‘숨기고 싶은 생각이라도 우리 공유해요, 외로워하지 마세요’라고 말을 걸고 싶었다.”


올드보이.

올드보이.



Q : 여전히 ‘올드보이의 강혜정’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A : “그 영화를 찍고 20년을 흘려보낸 나처럼, 그 영화를 보고 20년을 흘려보낸 분도 계실 거다. 언제 세월이 이렇게 흘렀나 싶다. 20대 초반이었고, 상업영화는 처음이라 모르는 게 많았다. 대배우들과 함께해서 긴장했지만, 쉽게 흡수하고 뭐든 되게 빨리빨리 배우려 했던 것 같다.”

Q : ‘루시드 드림’(2017) 이후 6년간 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다.

A : “연기 활동의 공백은 있었지만, 다른 걸 잘 만들어내느라 내 인생에는 공백이 없던 6년이었다. 지금은 그 친구(딸)가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주고 있다. (웃음) ‘해내고 싶다’는 자극을 주는 역할이 있다면 과감히 뛰어들고 싶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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