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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봉으로 다시 주목받는 오펜하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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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카이 버드·마틴 셔원/최형섭 옮김/사이언스북스/2만5000원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 ‘맨해튼 프로젝트’가 성공하자 언론과 대중은 34세의 나이에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를 향해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원자폭탄의 아버지’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는 전쟁 직후 핵무기의 존재가 미국과 전 세계에 위협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소련이 3~5년 안에 미국의 핵 독점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사실을 예견, 핵이 미국의 안전을 지킬 수 있으리라는 환상을 깨고 핵발전소에 내재된 잠재적 위험을 알리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오펜하이머가 트루먼 미국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 각하, 제 손에 피가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자, 트루먼은 뒤에서 그를 ‘울보 과학자’라고 조롱했다.

카이 버드·마틴 셔원/최형섭 옮김/사이언스북스/2만5000원

카이 버드·마틴 셔원/최형섭 옮김/사이언스북스/2만5000원

결국 미국 정부는 그의 애국심을 의심하며 그를 재판정에 세웠다.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 신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가져다준 대가로 매일 독수리가 간을 쪼아 먹는 형벌을 받게 된 것처럼,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파괴적인 무기를 개발한 오펜하이머는 냉전 시대 매카시 광풍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신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사이언스북스)는 오펜하이머의 일대기를 그린 특별판으로 최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의 원작이기도 하다. 저널리스트인 카이 버드와 영문학과 미국 역사학 교수인 마틴 셔윈이 25년간 답사와 인터뷰, FBI 문서 열람 등 자료 수집을 거쳐 과학 천재였던 소년이 인류에게 가장 위협적인 무기를 개발하고 고뇌하는 과정을 촘촘하게 담았다. 2005년 처음 출간되자마자 전미 도서 비평가 협회 전기 부문(Award for Biography)과 2006년 퓰리처 상 전기·자서전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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