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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alk]벤츠 전기차 새 시대 열렸다…EQE SUV 한 번 충전에 서울~강릉 왕복 '성공'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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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QE 500 4MATIC SUV로
약 450km '무(無) 충전 챌린지'
벤츠 EQE SUV의 DAP+ 모드(오른쪽)와 스피커 조절 기능. 김형준 기자

벤츠 EQE SUV의 DAP+ 모드(오른쪽)와 스피커 조절 기능. 김형준 기자


때는 피서행렬 절정인 8월 초, 목적지는 강원 강릉시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준대형 전기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EQE 500 4MATIC SUV(EQE SUV)'를 뜨거운 여름에 '매운맛' 주행 여건으로 끌고 들어가보기로 했다. 각각 몸무게 72㎏, 88㎏이라고 주장하는 기자와 동승자가 탑승했고, 이불과 옷가지, 간이테이블 등 약간의 야외 활동 장비를 싣고 움직이는 조건에서다. 목표 또한 가혹했다. 우리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강릉시 남쪽에 위치한 강문해변을 왕복(약 450㎞)하는 동안 충전을 참아보기로 했다.

오전 6시 47분, 흑석동을 출발할 때 차량 배터리 잔량은 92%.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401km인 점을 감안했을 때 강릉 왕복 '무(無)충전 챌린지'는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유럽 기준(464~552km)으로는 가능할 거라는 계산이 섰다. 태백산맥을 관통하는 경로에서 오르막 주행 시 배터리 소모량도 살펴볼 기회였다. 목표 달성을 위해 대부분의 구간에서 컴포트, 에코, 에코플러스(+) 모드 중 에코 모드로 주행했다. 컴포트 모드에 비해 동력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테슬라 부럽지 않은 주행 보조 기능에 운전 피로 '뚝'

더 뉴 EQE 500 4MATIC SUV.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더 뉴 EQE 500 4MATIC SUV.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이른 아침임에도 수도권을 벗어나는 데만 두 시간 넘는 시간이 걸릴 정도로 교통 체증이 심했다. 오히려 주행 중인 차량에서의 편의성을 겪어보기 좋은 조건이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에 버금간다던 반자율주행 모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플러스(DAP+)'를 작동하고, 최대 시속을 60㎞로 설정하며 체증 구간을 통과했다. 차선 이탈 방지와 다른 차량의 차선 변경 시 충돌 회피 등이 꽤나 안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앞차와의 간격 유지와 자동 속도조절, 제동 및 출발이 매끄러워 놀라웠다.

운전의 피로에서 벗어나니 EQE SUV 내부 기능이 속속 눈에 들어왔다. 12.8인치 OLED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거의 모든 기능을 작동할 수 있었다. 특히 모든 좌석에 최적화된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인상적이었다. 음악을 즐기며 싶은 기자와 가급적 조용히 가고 싶은 동승자의 취향을 반영해 운전석 사운드만 풍부하게 설정할 수 있어 서로가 만족스러웠다. 마사지 기능을 갖춘 '멀티 컨투어 시트'는 강력한 지압 도수 치료에 길들여진 두 남성을 만족시키기엔 부족했다.

차박, 가능은 한데…앉을 땐 '머리 조심'

강원 강릉시 강문해변 인근 주차장에서 시도해 본 벤츠 EQE SUV에서의 차박 실험.

강원 강릉시 강문해변 인근 주차장에서 시도해 본 벤츠 EQE SUV에서의 차박 실험.


오르막에서의 동력을 시험하고 싶어 영동고속도로 평창휴게소를 지나는 구간에서 약 3, 4분 정도만(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함) DAP+를 끈 채 속도를 냈더니 안정적이고 힘 있는 사륜구동 주행이 가능했고 설정을 통해 가속 시 내연 기관차와 비슷한 배기음을 낼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 휴게소 휴식 시간을 제외하고 약 네 시간 동안 222㎞를 움직였지만 DAP+ 덕에 피로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주행보조 기능 없이 다닌 피서에 익숙했던 우리는 강릉 도착 후 외쳤다. "세상 좋아졌다!"

바닷가 주차장에서는 '차박(차 안에서의 숙박)'이 가능할지도 실험해봤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트렁크 용량은 520리터(L)지만 2열을 접었을 때 최대 1,675L로 넓힐 수 있다. 키 177㎝의 기자가 누웠을 때 발끝이 밖으로 나오는 정도였고, 대각선으로 누웠을 땐 꽤 안정적으로 누울 수 있었다. 단, 성인 두 명이 눕기에는 확실히 좁다. 길이(전장) 4,880㎜와 폭 1,930㎜는 넉넉했지만 높이(전고)가 1,685㎜로 다소 낮았다. 트렁크에 앉아 컵라면을 먹어보려 했더니 고개를 들 수 없는 높이다. 트렁크 바깥쪽으로 머리를 빼야 그나마 편안해진다.


서울 동작구 92%→강릉 강문해변 51%→서울 송파구 11%

벤츠 EQE SUV로 서울 동작구(92%)에서 출발해 강원 강릉시 강문해변에 도착, 이튿날 강문해면(51%)서 출발해 서울 송파구(11%)에 도착할 때의 배터리 잔량. 김형준 기자

벤츠 EQE SUV로 서울 동작구(92%)에서 출발해 강원 강릉시 강문해변에 도착, 이튿날 강문해면(51%)서 출발해 서울 송파구(11%)에 도착할 때의 배터리 잔량. 김형준 기자


강릉 강문해변에 도착했을 때 남은 배터리 잔량은 51%. 편도 222km 구간 동안 배터리를 41%만 소진하면서 우리는 '무충전 챌린지' 성공을 확신했다. 그동안 벤츠 전기차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에 대한 우려를 EQE SUV가 걷어 낸 모습이다. 다만 이튿날 새벽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는 잠시 확신이 의심으로 바뀌었다. 전날과 달리 동해고속도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정체 없이 달려 온 226km 구간 초반 배터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닳으면서다. 강릉으로 올 때의 정체 구간에서 그만큼 회생 제동을 통한 충전이 꾸준히 이뤄졌다는 얘기다.

다행히 에코 모드를 작동한 채 시속 100km 안팎의 속도를 유지하는 등 전력 소모를 줄여가며 주행한 결과 목적지로 설정한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역 인근 아시아공원 내 공영주차장(전기차 충전소)에 진입할 때까지 11%의 배터리를 남길 수 있었다. 강릉에서 서울까지 226km 구간을 달리는 동안 40%, 왕복 448km 구간 동안 81%의 배터리만 썼다는 얘기다. 주행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100% 충전을 가정했을 때 한 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강릉까지 왕복이 거뜬할 거라는 계산이 나온 시험 주행이었다.

1억 원대 초반부터 구매 가능한 프리미엄 전기 SUV

서울 송파구 아시아공원 공영주차장 내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EQE SUV. 김형준 기자

서울 송파구 아시아공원 공영주차장 내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EQE SUV. 김형준 기자


EQE SUV를 처음 만났던 건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로댕박물관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였다. 전기 SUV의 품격을 극대화한 모델이라는 인상을 받은 데다 완성도 또한 높아 보여 높은 가격이 예상됐지만 벤츠 관계자는 "국내에서 꽤 합리적 가격으로 출시됐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가격은 △EQE 350 4MATIC SUV 1억990만 원 △EQE 500 4MATIC 1억2,850만 원 △EQE 500 4MATIC SUV 론칭 에디션 1억3,400만 원이다.


강릉=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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