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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영화는 ‘찍는 과정’도 에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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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화‘랑’]영화

29일 개봉 ‘아티스트 봉만대’

에로 전문 감독의 페이크다큐

곽현화·성은·이파니 경험 담아


봉만대(44) 감독에겐 ‘에로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꽤 두터운 마니아팬층도 거느리고 있다. 팬들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부분에서 ‘빨리 가기’ 기능을 쓰지 않아도 된다”며 봉 감독의 영화를 찾는다. 그는 1990년대 말 기존 성인물의 ‘무조건 보여주기식’ 문법에서 벗어나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감각적인 화면 연출로 <이천년>(1999) 등 성인 비디오물을 잇따라 흥행시켰다. 이후 충무로에서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같은 극장용 성인영화를 만들었고, 케이블 채널에서 <동상이몽>(2005) (2011) 등 ‘텔레비전용 성인영화’를 시도해 30대 여성 관객들에게도 이례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끌어내기도 했다..

<아티스트 봉만대>(29일 개봉)는 봉 감독이 기존 성인영화의 고정관념을 넘어 ‘색다른 에로물’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에로영화로 만들었다. 봉 감독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에로라는 또 하나의 독립적인 영화적 세계에서 열정을 키워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며 “제작사 대표와 하이브리드 페이크 다큐(다큐멘터리처럼 보이게 한 영화)를 만들되 진짜 ‘있는 그대로’ 만들어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공포에로’ 영화 <해변의 광기> 촬영 도중 제작자가 “에로 장면이 너무 약하다”는 이유로 기존 연출자를 갑자기 봉 감독으로 교체하면서 시작된다. 봉 감독은 배우들 사이에서 영화의 완성도와 노출의 적절성을 놓고 미묘한 감정싸움을 벌인다. 봉 감독은 또 “에로의 족보도 모르면서 무조건 벗기기만 하면 되는 줄 아는” 제작자가 자신의 작품을 ‘3류 포르노’로 만들려 하자 격한 주먹다짐도 마다않는다. 제작진의 얽히고설킨 갈등으로 결국 영화는 애초 기획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빠진다.

영화는 감독과 배우들이 실제 겪은 일들로 영화 전체를 경쾌하게 버무렸다. 봉 감독이 ‘봉만대 감독’으로 출연한 것을 비롯해 개그우먼 출신 배우 곽현화, 그리고 ‘유리’라는 이름으로 성인영화 <유리의 침실> <유리의 가출>로 큰 인기를 끌다가 가수로 전향했던 배우 성은이 극중에서 실명으로 출연해 에로 배우를 연기한다. 이들은 각각 영화 <전망 좋은 집>에서의 파격 노출과 10여년 전 실제 에로영화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일부 누리꾼들한테 터무니없는 비난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이파니도 영화에서 부수입을 챙기려는 제작자의 꼬임에 넘어가 ‘섹시화보’ 모델이 되는 역을 맡았다.

본격 성인물인데다 다큐 형식까지 빌려 노출 수위는 비교적 높다. 페이크 다큐 특유의 풍자가 주는 쏠쏠한 즐거움도 있다. 또 에로영화 제작진의 애환과 촬영 현장에서의 ‘갑을관계’ 등 숨겨진 속사정이 솔직히 드러나고 “배우이기 전에 여자야”, “많이 벗겨서 잘 먹고 잘 살아라” 같은 대사들이 콕콕 와닿는다.

전문 배우들 못잖은 연기력을 보여준 봉 감독은 “내 연기에 100% 만족한다”고 했고, 주인공인 세 여배우의 연기에 대한 열정도 돋보인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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