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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내 연기 인생의 ‘분기점’으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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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연극 ‘2시22분’ 주연

안방극장서 대중에 눈도장 찍었지만
연극은 소극장 위주 경험 밖에 없어
출연 배우들에 많은 걸 물어보며 배워

당초 가수로 데뷔… 연기 전공하지 못해
몸으로 부딪치며 연극·뮤지컬에 도전
어떤 배역이든 잘 하는 배우 되고 싶어
“무명배우 시절 ‘나는 왜 메인스트림(주류 무대)에서 공연하지 못할까. 뭐가 부족한 거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방송을 하다 잘 되면 공연(연극)을 다시 해야지. 내가 영 틀린 연기를 한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지’ 하는 한이 있었어요.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이 저한테는 의미가 있고, 어떤 분기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달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한 연극 ‘2시 22분-어 고스트 스토리(A GHOST STORY)’에 남편 ‘샘’역으로 출연한 배우 최영준(43·사진)은 이 연극을 각별하게 여겼다. 더 이상 무명배우가 아닌 채로 오랫동안 품은 한을 해소할 수 있는 무대에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율제병원 응급실을 책임지는 의사(봉광현)로,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딸 바보 제주 아방(방호식)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고 오랜만에 비중이 큰 무대에 오른 최영준을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났다.


그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김태훈 연출과 방진의를 비롯해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에게 ‘이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작업하는지’ 등 많을 걸 물어봤다고 한다. 연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 없이 서울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 실전으로 연기를 익힌 터라 주류 무대에 많이 서 본 동료 배우의 작품 분석 방식 등 경험을 듣고 나누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최영준은 당초 가수로 데뷔했다. 2002년 이정, 하동균 등과 남성 4인조 그룹 ‘세븐데이즈’로 데뷔한 뒤 2∼3년 활동하다 빛을 보지 못하고 군대에 갔다. 그는 제대 후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연기 전공자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뮤지컬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몸으로 부딪쳤다고 한다. 그러다 2008년에 뮤지컬 첫 무대를 시작으로 대학로에서 연극·뮤지컬을 하며 12년을 보냈다. 방송에는 2019년 얼굴을 내밀었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저는 사실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이 진짜 요만큼도 없어요. 그냥 선수(배우)들이 ‘최영준 연기 잘하는 배우다’라고 해주는 걸 바랄 뿐이에요. 어떤 연기든 배역이든 다 잘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은 욕심밖에 없습니다. 방송하다 왔다고 무대에서 동료들에게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그러면서 연극 ‘2시 22분’을 공연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는 건 관객들이 지나치게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작품은 일단 (등장인물과 관객 모두 새벽) 2시 22분까지 기다려야 하는 얘기인데, 관객들이 몰입하면 (작품 속에) 세게 박혀 있는 반전이 뭘까 하고 자꾸 맞추려 하니까요.”


혼령 등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연극 ‘2시 22분’은 공연 내내 오싹한 긴장감이 감도는 스릴러극이다. 샘 역을 맡은 최영준(왼쪽) 등 배우들의 공연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혼령 등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연극 ‘2시 22분’은 공연 내내 오싹한 긴장감이 감도는 스릴러극이다. 샘 역을 맡은 최영준(왼쪽) 등 배우들의 공연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최영준이 ‘납량특집’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혼령 등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이 작품은 공연 내내 오싹한 긴장감이 감도는 스릴러극이다. 영국 극작가 대니 로빈스가 쓴 희곡이 원작으로 2021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돼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극 중 샘(최영준·김지철)과 제니(아이비·박지연) 부부는 새집으로 이사하고 샘의 오랜 친구 로렌(방진의·임강희)과 로렌의 새 애인 벤(차용학·양승리)이 놀러 온다. 제니는 샘이 며칠 출장을 갔던 날부터 새벽 2시 22분이 되면 2층 딸아이 침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전한다. 마치 어떤 남자가 걸어 다니면서 흐느끼는 소리 같다며 두려움에 떤다. 샘은 제니가 극도로 예민한 탓에 그렇게 느낄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제니는 그런 샘에게 화를 내며 허언이 아님을 입증하려 로렌과 벤에게도 가지 말고 2시 22분까지 기다려 달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네 사람은 술을 곁들여 혼령의 존재 여부 등 다양한 대화를 하면서 그 시간까지 기다린다. 서로 주고받는 긴장감 있는 대사와 미묘한 관계, 신경전이 흡입력 있게 전개된다. 관객들도 2시 22분이 될 때까지 초조하긴 마찬가지다. 중간중간 갑작스럽고 날카롭게 들리는 여우 울음은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면서 몰입도를 깬다. 막바지 반전은 충격적이면서도 안타깝다. 이 연극의 결론을 알고서 볼 경우 재미와 감흥이 반감된다는 얘기다. 9월 2일까지 공연.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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