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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폭우로 천장이 줄줄…누수에 집주인도, 수리공도 ‘눈물’

헤럴드경제 김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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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끝나자 ‘집 수리’ 문의에

하루에도 수십 건씩 요청 와

비 누수 원인 찾기 힘들어

“재발 가능성 높아…기피하기도”
폭우로 생긴 아파트 천장 누수. 26일 수도권 지역 누수 수리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장마로 국지성 호우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누수 수리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독자 제공]

폭우로 생긴 아파트 천장 누수. 26일 수도권 지역 누수 수리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장마로 국지성 호우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누수 수리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김빛나·박지영 기자] “비로 인한 누수는 원인을 찾기도 힘들고 건물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보수하기가 힘들어요”

‘역대급 폭우’로 찾는 사람이 많아진 A누수 수리업체 직원은 집주인들의 전화가 마냥 반갑지 않다. A업체 직원은 “100% 누수 원인을 잡는다는 보장도 없고 재발 가능성도 높아 보수를 잘 안하려 한다”며 “또 여차저차하면 비 누수는 소송전으로 갈 수도 있어서 현장에서 잘 취급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마 특수를 누리는 누수 수리업체들은 ‘역대급 호황’에도 마냥 웃을 수 없다. 건물 노후나 건축 상 결함 등 수리 영역이 아닌 사례가 많고, 이웃 간 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축·구축을 가리지 않고 누수가 발생해 당분간 속 타는 누수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B 수리업체에서 일하는 이성진씨는 장마 이후 누수 수리에 나선 사람들의 연락으로 정신없이 바쁘다. 이씨는 “오래된 건물은 외벽에 금이 가거나, 화장실 방수가 안 돼 아랫집이 피해보는 경우가 있다”며 “구축에 사는 주민 연락이 많지만 요즘 공사 하자 등 문제로 신축 아파트에 사는 사람도 수리 요청이 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리를 한다고 해서 누수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지은 지 20년 넘는 구축 아파트에 살고 있는 직장인 정모(33)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장마철에도 누수 피해를 입었다. 얼마 전 쏟아진 폭우로 정씨 집 아파트 베란다 천장은 페인트가 벗겨지고 검은색 곰팡이가 잔뜩 끼기 시작했다. 정씨는 “처음에는 비 오는 날마다 천장이 새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다 하다가 하도 누수가 심해서 이제는 그냥 포기해버렸다”며 “수리를 할 예정이지만 그냥 이사 가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장마 때는 벽지에 물이 고여서 인테리어를 했다”면서 “요근래 비가 쏟아지듯 내려 낡은 집이 못 버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폭우로 생긴 아파트 천장 누수. [독자 제공]

폭우로 생긴 아파트 천장 누수. [독자 제공]


누수 원인은 뚜렷하지 않아 이웃 간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도 많다. 26일 서울시 이웃분쟁조정센터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상담에 들어간 이웃 분쟁 유형은 누수가 3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전체 상담 건수인 153건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대표적인 이웃 분쟁으로 층간소음은 199건으로 뒤를 이었다. 누수 신고가 급격히 늘면서 역대 상담 건수 중 누수 신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31.4%로 가장 높았고, 층간소음이 26.4%, 하수도 등 시설 문제가 13.4%를 차지했다.

한편 최근 층간 누수 갈등은 살인 사건으로 번지는 등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양천구에서는 층간 누수 문제로 다투다 이웃을 살해하고 불을 지른 30대 남성 정모씨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정씨는 아랫집에 사는 이웃으로부터 층간 누수 해결을 요구받자 앙심을 품고 살해한 뒤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까지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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