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편집장]
지난 2011년 12월,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 1부에 상장했다. 상장 시초가는 1307엔, 시가총액은 약 5500억엔(약 5.7조원)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현재, 넥슨은 닌텐도에 이어 일본 상장 주요 게임사 시총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21조원 수준. 한때 시가총액 30조원을 돌파하기도 한 넥슨이다.
/사진=허준 기자 |
지난 2011년 12월,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 1부에 상장했다. 상장 시초가는 1307엔, 시가총액은 약 5500억엔(약 5.7조원)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현재, 넥슨은 닌텐도에 이어 일본 상장 주요 게임사 시총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21조원 수준. 한때 시가총액 30조원을 돌파하기도 한 넥슨이다.
넥슨의 본사가 일본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졌지만, 본사가 일본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그도 그럴것이 넥슨의 본사가 일본이긴 하지만 사업 대부분을 한국에 있는 한국 법인 넥슨코리아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크M이 24일 일본 도쿄 록본기 근처에 위치한 넥슨 일본 본사를 찾았다. 15년 넘게 넥슨을 취재한 기자도 일본 본사를 찾아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론본기 근처 아크 힐스 사우스 타워 6층에 자리한 넥슨 본사
넥슨 일본 본사는 일본 지하철역 '롯본기 잇초메' 역과 연결돼 있는 '아크 힐스'라는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아크 힐스는 여러 빌딩을 연결해 구성돼 있다. 이즈미가든과 아크가든 등도 품고 있으며 대형 클래식 공연장 '산토리홀'도 있어 규모가 상당하다.
/사진=이성우 기자 |
넥슨 본사는 이 가운데 아크 힐스 사우스 타워 6층에 자리하고 있다. 시가총액 20조원이 넘는 거대 기업의 본사지만 규모는 매우 작다. 6층 전체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6층 일부를 사용중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넥슨 로고와 함께 카트라이더 카드 바디가 손님을 맞이 한다. 넥슨의 대표 게임인 카트라이더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로 변신해 여전히 게이머들을 만나고 있으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라는 모바일게임으로도 등장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카트 바디 옆으로는 게임 내 케릭터 4명이 나란히 서 있다. 처음에는 던전앤파이터 캐릭터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잘 모르는 캐릭터들이다. 함께 방문한 후배 기자가 단번에 테일즈위버 캐릭터라고 알려줬다. 후배 기자는 테일즈위버만 10년 가까이 즐긴 게이머다.
넥슨 본사에서 만난 테일즈위버
'넥슨'하면 카트, 던파, 메이플인데...왜 하필 테일즈위버일까 생각해봤더니, 여기가 일본이라는 점을 간과하면 안될 것 같다. 넥슨은 지난해 테일즈위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테일즈위버 세컨드런'을 일본에서 선출시한 바 있다.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도 한국보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모바일게임도 일본에 먼저 출시한 뒤 한국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사진=이성우 기자 |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세컨드런이 일본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향후 국내 서비스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에서는 테일즈위버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일본 본사에도 테일즈위버 캐릭터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벽면 한켠에는 '메이플스토리M' 포스터와 함께 던전앤파이터 포스터도 자리하고 있다. 역시 넥슨하면 카트, 던파, 메이플이다. 본사 출입문 앞에 안내 키오스크에도 메이플스토리 버섯이 등장해 방문객을 안내해준다.
/사진=허준 기자 |
넥슨의 수상패들이 전시돼 있는 공간도 있다. ISO 인증을 받은 인증서도 보였다. 한켠에는 NDC 아트북도 전시돼 있다. NDC는 매년 넥슨이 개최했던 게임개발자콘퍼런스다. 이 행사에서 넥슨은 매년 한정판 NDC 아트북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해왔다. 그 한정판 NDC 아트북이 넥슨 본사에도 전시돼 있는 것이다.
레고 모형도 눈에 띈다. 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레고 사랑은 각별했다. 레고 커뮤니티까지 별도로 인수할 정도였다. 넥슨 본사에서 레고 모형을 보면서 김정주 창업주와의 인연을 다시 한번 더듬어보기도 했다.
/사진=허준 기자 |
일본에서 못 이기면 글로벌에서도 힘들다했던 故 김정주
과거 김정주 창업주는 게임의 본진과도 같은 일본에서 일본 게임사들과 겨뤄보겠다는 의지로 일본 증시 상장을 결정했다고 했다. 일본에서 이기지 못하면 세계 시장에서도 이기기 힘들다는 것. 일본을 평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IP를 만들어보겠다는 그의 꿈은 어디까지 이뤄졌을까.
넥슨은 이미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 1위(매출 규모) 사업자다. 중국에서는 던전앤파이터를 앞세워 수천억원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아직 그 외 지역에서의 성과는 미미하다. 본진이랄 수 있는 일본에서도 블루아카이브가 이제 막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그래서 넥슨이 준비중인 '퍼스트 디센던트'나 '더파이널스'의 흥행에 관심이 쏠린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작품들이 줄줄이 등장하는 2023년이 글로벌 톱 게임사로의 도약을 시작하는 해로 기록될 수 있을까.
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사진=넥슨 제공 |
올해 넥슨(일본법인) 이사로 합류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와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못 다 이룬 김정주 창업주의 꿈을 이뤄줄 수 있을까.
일본에 가기 전부터 '본사 규모가 생각보다 작다'는 말을 익히 들었지만, 생각보다 더 작긴 했다. 이번에는 갑작스러운 방문이라 안내데스크와 로비 정도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다음 방문에는 사무실 안에도 들어가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오니 한국 직장인들의 영혼의 쉼터인 스타벅스가 눈에 들어온다. 'NK(넥슨코리아)나 NJ(넥슨재팬)나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는 것은 똑같네'라는 생각을 하며 발길을 돌렸다.
도쿄(일본)=허준 기자 joon@techm.kr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