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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자립’ 中 화웨이, 애국 마케팅 업고 ‘5G 스마트폰’ 재도전

조선비즈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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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최신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스마트폰 'P60 프로'. 화웨이는 P60 시리즈를 올해 3월 23일 중국에 출시한 후 P60 프로만 5월 9일에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 선보였다./화웨이

화웨이의 최신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스마트폰 'P60 프로'. 화웨이는 P60 시리즈를 올해 3월 23일 중국에 출시한 후 P60 프로만 5월 9일에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 선보였다./화웨이



중국 화웨이가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에 복귀할 전망이다. 현재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와 5G 칩셋을 개발 중이며, 올해 말 자사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스마트폰 시리즈 P60에 이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지원과 ‘애국 소비’를 등에 업은 화웨이가 반도체 자립에 성공할 경우 업계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화웨이는 한때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19일 로이터에 따르면 화웨이는 SMIC의 N+1 공정을 적용해 5G 칩셋을 생산할 계획이다. SMIC가 개발한 N+1 공정은 전력 및 안정성 측면에서 경쟁사의 7나노(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공정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5G 칩셋 생산에 성공하더라도 화웨이가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당장 많이 출하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SMIC의 N+1 공정은 수율이 50% 미만으로 낮기 때문이다. 업계는 최대 1000만대로 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200~400만대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화웨이가 5G 스마트폰을 판매하던 2019년 당시 출하량(2억4060만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그 풀러 코펜하겐 비즈니스스쿨 연구원은 “예상 수율이 50% 미만이라는 건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이란 뜻”이라며 “가격 경쟁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이번 칩셋 개발을 계기로 ‘5G 스마트폰 시장 재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5G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간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반도체 수출 규제에 가로막혀 LTE(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만 출시해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20년 4월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의 21.4%를 차지하며 삼성전자(19.1%)를 제쳤던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대로 급락했다.

화웨이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만 1615억위안(약 28조3610억원)을 투입했다. 매출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은 올해 2월 “지난 3년간 미국 제재로 타격을 입은 우리 제품 속 부품 1만3000여개를 모두 중국산으로 교체하고, 회로기판 4000개를 재설계했다”며 “(미국산 부품 없이) 자체 기술로 생산을 안정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 이후 한 달 만인 올해 3월에는 쉬즈진 순환회장이 14나노급 반도체를 생산에 필요한 설계 장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9월 25일 중국 정부가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멍완저우 화웨이 순환회장. /신화 연합뉴스

지난 2021년 9월 25일 중국 정부가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멍완저우 화웨이 순환회장. /신화 연합뉴스



정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화웨이에 65억5000만위안(약 1조1504억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전년 대비 2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중국 정부는 멍완저우 순환회장을 ‘국민 영웅’으로 추켜세우며 자국 내 마케팅에도 힘을 실어줬다. 런정페이의 딸인 멍완저우는 2018년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3년여간 캐나다에 가택연금된 바 있다. 그가 귀국할 당시 CCTV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 장면을 일제히 생중계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9.2%를 기록하며 6위에 올랐다. 1위는 19.9% 점유율의 애플이 차지했고, 오포(18.3%), 비보(17.7%), 아너(14.6%), 샤오미(13.6%)가 그 뒤를 이었다. 아너는 화웨이에서 분사한 업체로, 두 곳의 점유율을 합치면 사실상 화웨이가 1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 하나로, 화웨이가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는 데 기반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업계는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접근이 불가능한 점을 들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사업자’ 탈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IT전문매체 씨넷은 “5G 스마트폰을 다시 출시한다고 해도, 화웨이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지메일 등 중요한 소프트웨어를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국 외 지역에서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며 “화웨이가 새 5G 스마트폰을 미국에서 출시할 가능성도 낮다”고 했다. 화웨이는 현재 미국에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미국 정부도 계속해서 제재를 이어갈 방침이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미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지난 17일(현지 시각) 발표한 대중 반도체 추가 규제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성명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는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도록 신중하게 조정됐고, 미국과 동맹국의 기술이 국가 안보를 훼손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고안됐다”며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화웨이는 5G 스마트폰 생산 여부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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