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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은 할머니 업고 뛰고 방 내주고…서로 도운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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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에서도 더 큰 피해를 막아낸 건, 서로 도운 시민들이었습니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할머니가 있다는 말에 뛰어 들어간 이웃, 또 집 잃은 이웃들에게 선뜻 방을 내준 모텔 주인이 있었습니다.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새벽 2시 50분, '쾅' 하는 소리에 밖으로 나갔습니다.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었습니다.


[윤병규/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 이장 : 주민들이 할머니 한 분이 못 나오셨다고 그래서…]

곧바로 찾아 달려갔습니다.

뻘이 허벅지까지 찼습니다.


흙에 막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윤병규/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 이장 : 주방 쪽에서 나오는 문이 하나 있어요. 발로 차서 다 뚫어버리고…]

92살 할머니가 의자 위에서 떨고 있었습니다.


곧바로 들쳐업고 뛰었습니다.

[윤병규/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 이장 : 신발도 없고 아무것도 없으시고. 할머니 혼자 걷다가 다칠 수도 있고…]

살아 나온 할머니는 구해준 이웃이 고맙습니다.

[박귀숙/경북 예천군 감천면 : 놀라 죽는 줄 알았죠. 이 동네 사람 다 나갔는데 나 혼자만 동장이 와서 업어갔어.]

이제 개업 1년 된 식당은 내려앉았습니다.

그나마 먹고 살 수준은 되나 했는데 이제 갈 곳 없는 신세가 됐습니다.

[박순옥/피해 식당 주인 : 내가 착하게 살았는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나… 너무 말이 안 나와요.]

옷 한 벌 걸치고 나와 잘 곳을 찾아 다녔는데 인근 모텔 주인이 손 내밀었습니다.

[박순옥/피해 식당 주인 : (모텔 주인이) '그냥 와라' '내가 재워주겠다.' 해물찜을 사주더라고요.]

모텔 주인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했습니다.

[김갑연/모텔 주인 : 제가 할 수 있는 게 이것이라도 해야 되겠다 싶더라고요.]

피해 입은 곳마다 밥 한 끼를 차려주고 진흙 묻은 세간을 씻겠다는 봉사자들이 찾아왔습니다.

누군가는 관할을 찾는 사이, 시민들은 또 서로 함께 견뎠습니다.

이승환 기자 , 이인수,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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