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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컬렉터스
‘미래교통 허브’ 대전엔 이미 ‘아트 허브’가 있습니다. ‘복터’라고 불리는 대전복합터미널(DTC). 대형쇼핑몰·멀티플렉스 등도 유명하지만, 세계적 예술작품을 품은 복합공간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아트에 진심인 이영민 DTC 부회장 겸 DTC아트센터 관장을 만났습니다. 그의 컬렉션을 함께 감상하시죠.
아트에 진심인 이영민 DTC 부회장
■ 더 컬렉터스
‘미래교통 허브’ 대전엔 이미 ‘아트 허브’가 있습니다. ‘복터’라고 불리는 대전복합터미널(DTC). 대형쇼핑몰·멀티플렉스 등도 유명하지만, 세계적 예술작품을 품은 복합공간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아트에 진심인 이영민 DTC 부회장 겸 DTC아트센터 관장을 만났습니다. 그의 컬렉션을 함께 감상하시죠.
이영민 대전복합터미널(DTC) 부회장은 “사람들이 일상생활 가까이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곳 터미널 전시 공간에서는 지난 10년간 임동식 특별전 등 미술품 전시가 50여 회 열렸다. 사진은 지난해 터미널 대합실에 설치된 로버트 테리엔의 ‘테이블’.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
서울에 ‘고터’가 있다면 대전엔 ‘복터’가 있다. ‘고터’는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 ‘복터’는 대전시 동구의 대전복합터미널(DTC·Daejeon Termnial City)을 말한다. ‘고터’가 그렇듯이 ‘복터’에는 대형 쇼핑몰을 비롯해 멀티플렉스와 대형 서점이 있고 레스토랑과 병원 등 약 200개의 상점이 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 대전복합터미널이 특별한 공간이 된 것은 미술관처럼 건물 안팎으로 예술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숲을 가꾸듯이 미술을 심고 가꾸며 키워 온 주역은 DTC 이영민 부회장 겸 DTC아트센터 관장이다. 1972년에 설립된 대전고속버스터미널과 1980년에 설립된 대전동부시외버스터미널이 통합한 것이 DTC다. 2011년 12월 DTC가 새 출발하면서 이 부회장의 예술 프로젝트도 함께 시작됐다.
2015년 야외 조각광장에 설치된 베르나르브네의 철 조각 ‘선’. [사진 DTC] |
이 부회장은 “DTC가 자리하기 전까지 대전 시내 주변에는 이렇다 할 문화시설이 없었다”며 “이곳 터미널을 단순히 버스를 타고 내리는 곳이 아니라 재미와 감동, 이야기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2년간의 공사 기간 이 부회장은 타일 하나 선정부터 외관 조경까지 모든 결정 과정에 깐깐하게 참여했다. 그중에서도 야외 광장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은 그가 가장 공들인 부분이다.
처음에는 설총식 작가의 ‘자리만들기-바라보는 이’, 옥현숙 작가의 ‘대전으로 가는 여행’, 전범주 작가의 ‘춘하추동’ 등이 설치됐다. 작품들에 대한 터미널 이용객들의 반응은 좋았다. 이후 베르나르 브네의 철 조각 ‘선(線)’(2015년), 토니 크랙의 작품 ‘러너(Runner·2019년)’, 하우메 플렌자의 ‘산나’(2020년) 그리고 대합실에 로버트 테리엔의 거대한 테이블 설치작품(2022년) 등 세계적인 미술품들이 더 들어왔다.
외부 조형물 설치에 이어 터미널 내부에도 전시 공간이 만들어졌다. 동관과 서관 두 건물을 잇는 2층 연결 통로(DTC 아트센터 d1)에서는 미술품 전시가 수시로 열린다. 또 동관 1층에도 전시공간(d2)이 있다. 이쯤 되면 DTC는 ‘아트’에 진심인 터미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0년 설치된 하우메 플렌자의 ‘산나’. [사진 DTC] |
이곳에서는 2013년부터 지난 10년 동안 전문 큐레이터를 영입해 초대전과 그룹전을 통해 다양한 작가를 소개하는 등 기획전시가 꾸준히 열렸다. 지금까지 총 50여 회, 참여 작가 수만 3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연례기획전인 ‘다큐멘타 대전’은 2013년 개관 전시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열 차례 열렸다. 2013~2020년은 황찬연 예술감독이, 2021~2022년은 조관용 예술감독이 맡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간관계의 단절을 경험하던 시기에는 ‘숨 쉬다’(2020), ‘그대가 오는 시간’(2021)으로 동시대 이슈를 살펴보는 전시를 열었다.
일반인들은 볼 수 없지만 터미널 건물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접견실 등 곳곳에 다채로운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대부분 DTC 법인 컬렉션이다. 김환기, 김창열, 박서보, 임동식, 강요배, 전뢰진 등 국내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김배히, 민병길 등 DTC 전시를 거쳐 간 작가들의 작품이 즐비하다.
그동안 터미널 내부에 있는 전시 공간 d1, d2에서 많은 전시가 열렸지만 상업 갤러리처럼 작품을 판매하지 않아 수익을 내는 것도 아니다. 이 부회장은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남편(이만희 회장)과 함께 미술강좌를 들으며 작품에 대해 교감하고 얘기 나눌 기회를 갖게 돼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터미널이 예술을 품은 독특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이 부회장에겐 어떤 의미일까.
“미술관 간판을 달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바로 곁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며 생활 한가운데서 문화를 공유한다는 것, 그리고 이곳에서 작품을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의미 있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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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문 열면 ‘백남준’이 맞는다, 서정기의 특별한 ‘남산 집’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2944
② 200점 빼곡한 ‘신촌 수장고’…그 주인은 90년대생 컬렉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1266
③ 거기, 쿠사마 ‘노란 호박’ 있다…병원서 만난 ‘특별한 컬렉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69556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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