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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만 골랐는데"…허리띠 조여도 직장인 점심값 月 3~4만원 더 들어

아시아경제 세종=이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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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근무 중인 직장인 A씨는 지난달 점심값으로 약 28만원을 지출했다. 올해 초보다 월평균 많게는 3만~4만원 지출이 늘어났다. 이마저도 가격이 저렴한 근처 백반집을 비롯해 간단히 요기를 채울 수 있는 분식점 등을 주로 이용한 결과다. A씨는 "주변 음식점 가격이 한 끼에 최소 8000~1만원 하다 보니 점심값마저 부담스러워 구내식당 이용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둔화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집계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3%를 기록하며 2022년 2월(3.7%)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하락한 반면, 외식물가는 6.9% 오르며 2020년 12월 이후 30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면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품목의 지난달 서울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8.8% 상승했다. 냉면(1만923원)에 이어 비빔밥(1만192원), 삼겹살(200g 기준, 1만9150원), 삼계탕(1만6423원) 등이 1만원대를 넘었고 가볍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자장면(6915원), 김밥(3200원) 등 역시 꾸준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심을 외부에서 해결하는 직장인들은 점심값 부담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올해 1~5월 서울 및 수도권의 대표적인 업무지구 5곳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카드 이용 현황을 살펴보니 월평균 점심시간에 23만9000원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20만4000원) 대비 17.1%(3만5000원) 증가한 수치다.

외식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배경은 국제 식량 가격 및 인건비 상승 요인 등 복합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식업 영업비용 중 식자재비 비중이 41%로 가장 높았고, 인건비 34%, 임차료 10%, 수수료 8%, 세금 7%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같은 해 2분기 곡물 가격이 고점을 찍은 후 크게 낮아졌지만, 품귀현상을 보이는 소금을 시작으로 설탕, 우유, 육류 등 품목 역시 여름철 이상기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곡물수출협정 등 변수에 가격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높은 인건비와 공공요금 인상 등도 외식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외식업계 평균 인건비가 최저임금(9620원)보다 약 56% 높은 평균 1만5000원 수준에 형성돼 있고, 내년도 최저임금 역시 업종에 따라 차등을 두지 않고 단일하게 적용키로 하면서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공산이 크다.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20%대 오름세를 보인 전기·가스 요금 역시 외식비 상승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전기료는 전년 동기 대비 25.7%, 도시가스는 25.9% 각각 상승했다.

정부는 최근 라면값 인하 권고를 시작으로 식품 및 가공업계의 원재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설탕, 돼지고기 등 주요 식품의 할당 관세(일정 수량 수입품에 대해 한시적으로 관세율 인하)를 연장하는 등 전방위 노력에 나서고 있다. 고등어는 오는 8월까지 최대 1만 톤에 대해 0%, 설탕과 설탕 원료인 원당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0%의 할당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은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에 영향을 줘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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