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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연체하기 전에 통화기록에 징후 나타날까?…빅데이터로 분석한다

한겨레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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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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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가 빚을 연체하기 전에 통화기록에는 어떤 징후들이 나타날까. 이런 류의 주제를 연구하기 위해 30여개 기업이 각사가 가진 빅데이터를 모아 인공지능(AI)을 개발한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신용평가가 더 정교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현행법상 제한된 가명정보 이용을 폭넓게 허용해주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 인공지능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서비스에는 규제 적용을 면제해주는 등 특례를 두는 제도다.

이번 사업은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공유해 각자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은행과 카드사, 통신사, 신용정보회사 등을 포함한 32개 기업·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 기업이 제공하는 가명정보를 한국신용정보원과 금융보안원에서 저장·관리하면, 각 기업은 해당 기관에 가명정보 결합을 신청해 결합된 데이터를 받아가는 식이다.

현행법상 제한되는 가명정보의 결합·재사용도 폭넓게 허용된다. 가명정보는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암호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처리한 데이터를 뜻한다. 더 많은 가명정보를 결합할수록 분석의 질이 높아지는 한편 개인 식별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한 예로 한 사람의 카드 결제 내역과 위치정보를 모두 알면, 가명 처리된 정보라고 해도 이 사람이 누군지 특정할 여지가 생긴다. 이에 신용정보법은 가명정보 결합 전·후 즉시 파기를 원칙으로 하는 등 여러 제한을 두고 있다. 이번 규제 특례로 신용정보원은 결합 전 데이터를 최장 1년간 보관하게 된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기업들이 신용평가 모형을 개선하는 등의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 모형의 고도화는 국내 금융권의 오래된 과제로 꼽힌다. 국내 중·저 신용등급 대출이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된 배경에는 신용평가 모형의 더딘 발전이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이번에 개개인의 금융거래 정보와 통신 정보 등을 결합해 분석할 수 있는 장이 열린 만큼, 금융위는 신용평가나 리스크 관리 모형이 더 정교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인공지능 데이터 라이브러리는 다음달부터 운영된다. 금융위는 이번 사업의 운영성과를 토대로 결합된 데이터의 재사용과 관련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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